화장실법 무시하는 학교… 여학생만 여전히 발동동

화장실법 무시하는 학교… 여학생만 여전히 발동동

입력 2012-09-19 00:00
수정 2012-09-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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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1303개 학교 화장실 조사했더니

낙후된 시설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개선요구가 끊이지 않는 학교 화장실이 사용자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남·여학생 화장실 사이 심각한 불균형을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법은 여성화장실 변기수를 남성화장실 변기수의 1.5배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 개정 이후 신설된 서울시내 학교 61곳 가운데 기준을 따른 곳은 단 한곳에 불과했다.

최근 무상급식·무상보육 등에 필요한 예산이 크게 늘면서 화장실 개·보수 등 교육환경개선 예산이 줄어든 탓이다. 전문가들은 “화장실 등 학교시설 개선은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인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 예산↑… 환경개선 비용↓

18일 서울시교육청의 ‘2012년 학교 화장실 현황’에 따르면 2006년 이후 개교한 초등학교 24곳, 중학교 17곳, 고등학교 20곳 등 61개교 가운데 공중화장실법에 따라 변기를 설치한 학교는 강북구 미양중 한곳이었다. 대부분의 학교는 남학생 변기 수가 여학생 변기 수를 웃돌았다. 지난 3월 개교한 성북구의 길음중은 남학생 123명, 여학생 130명으로 여학생 수가 더 많은데도 남학생 변기 21개, 여학생 변기 15개를 설치했다. 2010년 문을 연 은평구 하나고 역시 남학생 변기 184개, 여학생 변기 149개로 남학생 변기 수가 더 많았다. 1.5배에는 못 미치지만 여학생 화장실 변기 수가 더 많은 곳은 17개교였다.

이달 개교한 동작구 상현초는 남학생 변기 62개, 여학생 변기 65개, 지난해 개교한 강북구 삼각산고는 남학생 변기 73개, 여학생 변기 83개로 여학생 변기수가 조금 더 많았다.

●대부분 학교 남학생 변기 더 많아

변기 1개당 남녀학생의 비율의 차이도 컸다. 서울 시내 1303개 학교에는 평균 남학생 7.1명당 1개, 여학생은 8.7명당 1개의 변기가 설치돼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최수림(16·여)양은 “사람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나 모의고사날 쉬는 시간에는 여자 화장실 앞에만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말했다. 국립환경조사원의 조사 결과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은 여성이 3분으로 남성의 1분 24초보다 2배가량 길다.

대부분의 학교 화장실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은 화장실 증축에 쓰이는 예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은 2010년 3562억원에서 지난해 176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는 추경예산을 통해 2466억원으로 늘었으나 이마저도 2010년에 비교하면 30%가량 삭감된 액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확대 등으로 복지사업에 쓰이는 예산이 늘면서 재정압박이 심하다.”면서도 “꼭 필요한 시설투자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가 화장실 이용시간도 긴데…”

공중화장실의 이 같은 사정은 학교 밖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의 전체 공중화장실의 남성 변기 수는 10만 8918개, 여성 변기 수는 6만 6763개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일부 공원 등에서는 남녀 화장실의 비율을 맞추라는 요구에 여성 변기를 늘리지 않고 남성 소변기를 떼어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변기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성 화장실 면적을 남성 화장실의 2배로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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