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인선 지연…헌법재판 기능 마비 우려

재판관 인선 지연…헌법재판 기능 마비 우려

입력 2012-09-18 00:00
수정 2012-09-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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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대립 계속땐 사상 초유 절반이상 공백 불가피

국회 인준절차 차질로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선 작업이 지연되면서 헌법재판 기능이 마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야가 일부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경력 등을 문제 삼아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놓고 격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있어 자칫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헌재에 따르면 당장 9월에는 헌법재판 선고기일을 잡지 못했다. 통상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잡히는 헌법재판이 이달에는 아예 열리지 않게 된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지난 14일 김종대ㆍ민형기ㆍ이동흡ㆍ목영준 헌법재판관의 6년 임기가 끝나 동시에 퇴임식을 했다”면서 “후임자들이 곧바로 자리를 채운다 가정하더라도 실제 재판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이번 달에는 선고일을 따로 잡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헌재는 후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통상 헌법재판 선고가 없는 하계 휴지기인 지난 8월에도 재판을 열고 인터넷 실명제, 낙태 처벌, 공립중학교 학교운영비 징수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문제는 일부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검증 문제를 놓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는 19일 본회의를 열어 헌법재판관 인준 절차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지만 안창호ㆍ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놓고 여야의 입장 차가 여전해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추천몫인 안 후보자를 상대로 각종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 추천몫인 김 후보자에 대해 직무수행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는 앞서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인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두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입장차로 인해 본회의 자체가 취소됐다.

안창호ㆍ김이수 후보자 인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면 대법원장 추천몫인 이진성ㆍ김창종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결과 보고도 연쇄적으로 미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다섯 자리가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 헌법재판 기능 자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법에는 헌재를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되 재판관 9명 중 3명을 국회가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관이 7인 이상이면 위헌법률, 권한쟁의, 헌법소원 사건의 선고를 할 수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최소한 3명이라도 재판관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당장 사건 처리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인선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새로 취임하는 재판관들의 준비 시간을 고려할 때 주요 사건의 선고일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 훈시규정에 따르면 통상 헌법재판은 헌법소원이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 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헌재에는 전자발찌 소급법 위헌 심판, 남성 로스쿨 준비생들이 제기한 이대 로스쿨 인가 관련 헌법소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제기한 사후매수죄 헌법소원 등 주요사건이 180일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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