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남표 총장 퇴진 추진에 ‘명분’ 논란

KAIST 서남표 총장 퇴진 추진에 ‘명분’ 논란

입력 2012-07-16 00:00
수정 2012-07-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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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이 이사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지만,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KAIST에 따르면 KAIST 이사회가 서 총장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 20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가결되면 서 총장은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해임된다.

해임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계약 해지’는 9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한다.

KAIST 이사회가 해임이 아닌 ‘계약 해지’라는 절차를 택한 것은 총장을 해임할 만한 법적인 하자나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교수협의회에서 총장에 대해 제기해왔던 교수 임용과정에서의 특혜 제공 의혹이나 특허 도용 논란 등은 사실이 아니거나 총장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에서 계약 해지가 의결되면 KAIST는 배상 의무에 따라 서 총장에게 잔여 임기 연봉인 72만달러(약 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국고를 낭비하면서까지 해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임기 절반만 채우고 하차하는 조건으로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총장과 거래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총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장이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는 것. 오명 이사장은 총장 해임의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서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이사장은 내가 물러나야 할 사유를 분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2010년 연임 이후 오 이사장과 일부 이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통해 ‘2년 뒤 물러나라’는 말을 들었다”라면서 “연임하고 2년 뒤 관두라는 이들이 한 번도 내게 이유를 설명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서 2010년 6월에도 서 총장의 임기가 끝나고 후임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사들을 만나 서 총장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총장 해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서 총장의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앞서 200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한 로버트 러플린 총장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플린 총장은 2004년 KAIST 최초의 외국인 총장으로 취임해 ‘한국 과학기술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급진적인 개혁안을 내놨지만 교수들과 불화를 거듭했고, 결국 KAIST 이사회는 2006년 7월 중도 하차를 통보했다.

서 총장은 러플린에 이어 KAIST 총장으로 취임해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한때 국민적 지지를 받았지만 강도 높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학을 독선적으로 운영했다며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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