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협력사업비는 기관장 선심사업비

지자체 협력사업비는 기관장 선심사업비

입력 2012-07-03 00:00
수정 201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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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수백억 규모 세입예산 미포함… 감사 제외

지방자치단체가 전용거래 금융기관(금고)에서 리베이트로 받는 이른바 ‘협력사업비’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자금으로 둔갑하고 있다. 상당수 지자체들이 이를 세입예산으로 편성하지 않는 탓에 통제 사각지대에서 ‘눈먼돈’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 상반기 62개 광역·기초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협력사업비 운영실태’를 2일 공개했다. 협력사업비는 지자체가 각종 세입·세출 업무를 위해 전용금고로 지정한 특정 금융기관으로부터 사례비조로 받는 돈. 자치단체 규모에 따라 1~2년에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된다.협력사업비는 사실상 지자체 수입이지만 세입조치를 하지 않으면 각종 감사나 의회감독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태조사 결과 협력사업비를 세입예산에 넣지 않은 지자체들은 이를 기관장 선심사업에 퍼부었다. A도는 2010~2011년 2년간 30억 8000만원을 스포츠위원회(13억원), 테크노파크(2억원) 등 산하재단에 의회통제를 받지 않고 밀어넣었다. 특정포럼의 창립예산에 협력사업비 5000만원을 대준 사례도 있다.

협력사업비 지출에는 교묘한 ‘세탁’방법이 동원된다. 기관장의 선심사업에 금융기관이 투자하거나 직접 발주한 뒤 나중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이 대표적이다. B광역시는 교량건립과 농산물유통센터 시설사업을, 경남 C시는 시청공설주차장 등을 이런 방식으로 어물쩍 처리했다.

협력사업비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의 돈줄로 악용되는 것은 엉성한 규정 때문이다. 권익위는 “행정안전부 예규에 따르면 금고와 계약체결 시 약정서에 협력사업비를 명시할 경우는 세입예산으로 편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부금 처리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상당수 기관들은 이를 무시하고 협력사업비를 형식적으로는 금고에 맡겨두고 금고가 특정사업에 직접 비용을 집행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업비를 부당하게 쓰다 문제가 되더라도 단체장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실제로 협력사업비를 금고에 보관한 채 사적인 이해관계 등에 활용하는 꼼수는 비일비재했다. 최근 2년간 D도 105억여원, E광역시 42억여원 등 기관장이 맘대로 주무르는 쌈짓돈은 10개 기관 242억여원이나 됐다. F도의 경우 관내 31개 시·군 중 30개 금고를 특정 금융기관이 독점하고 있다.

권익위는 “협력사업비 집행내역이 일절 대외공개되지 않는 데다 사업비 집행을 심사하는 위원회에조차 외부인사가 전무해 통제불능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익위는 지자체가 협력사업비를 자의적으로 쓰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할 것을 행안부, 금융위원회, 244개 지자체 등 1000여개 공공기관에 권고했다. 지자체와의 사업실적에 가산점을 줘 신규 금융기관의 진입을 막는 현행 금고선정 기준도 손질토록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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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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