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배상금 나오면 전쟁피해 여성 위해 기부”

“日 배상금 나오면 전쟁피해 여성 위해 기부”

입력 2012-03-09 00:00
수정 2012-03-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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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밝혀

“13살 때 끌려간 이후 72년 동안 아픈 가슴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우리처럼 아픔을 당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다니 배상금이 나오면 그들을 위해 써주길 바랍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왼쪽·85)·김복동(오른쪽·87) 할머니는 8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으로부터 법적 배상금을 받게 되면 전쟁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일본 정부의 법적 배상이 당장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할머니들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이른바 나비기금이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고치 속 누에같이 오랜 시간 고통을 받던 여성들이 나비처럼 훨훨 자유로워지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라면서 “할머니들의 뜻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릴레이 후원을 받아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비기금이 지원할 첫 대상자로는 콩고인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가 선정됐다. 20년 가까이 내전이 계속되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2009년 한 해에만 8000명 이상의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를 당하고 있다. 자신 역시 성폭행 피해자인 마시카는 1999년부터 피해 여성과 아동을 위한 지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기금은 5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개관에 맞춰 마시카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외면하는 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처럼 시야가 넓어졌다.”면서 “나비기금은 할머니들의 배상 요구가 결코 돈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동시에 고통받는 콩고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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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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