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의 알코올중독 치료·연구센터 ‘카프’ 병원사업 중단 논란

주류업계의 알코올중독 치료·연구센터 ‘카프’ 병원사업 중단 논란

입력 2012-02-25 00:00
수정 2012-02-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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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억 적자… 재무 부실” 내세워

국내 하나뿐인 알코올 중독 전문 치료·예방·재활 연구 재단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카프)가 병원 사업을 중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프는 국회가 1997년 모든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률안을 발의하자 한국주류산업협회 소속 29개 주류업체들이 소비자 보호 사업을 하겠다며 2000년 자발적으로 200억원을 조성해 경기 고양시에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당시 법안은 폐기됐다. 카프는 개원 이후 10만명 이상의 음주 관련 외래환자들을 치료했다.

카프 김남문 이사장(한국주류산업협회장 겸임)은 24일 “당초 순수한 열정으로 카프를 세웠으나 인건비가 연간 40억원에 이르고 적자가 해마다 8억원이나 생기는 등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병원 사업을 중단하고, 전국 42개 알코올상담센터를 지원하는 방식의 알코올 중독 예방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건물 매각도 재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좋은 뜻에서 음주자 치료를 위한 병원 사업을 시작했으나 담배 피해소송처럼 음주 피해자가 집단소송을 제기할 경우 주류업계가 불리할 수 있다는 법률적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김 이사장 등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개최해 정관에서 치료사업을 삭제하고 건물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4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15명의 이사 가운데 비주류 업체측 이사들이 불참해 무산됐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 “병원 사업을 중단하고 건물을 매각할 수 있을 때까지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원사들이 특별회비로 매년 출연하는 카프 운영비 50억원를 지난해부터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프는 서울시 보조금 등 연간 80억원을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차질이 생긴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분회(이하 노조)는 “주류업체들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병원 사업 중단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철 분회장은 “병원 사업 중단과 건물 매각은 감독 관청을 현재의 보건복지부에서 국세청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가 부담스럽다면 국세청과 복지부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와 5억원대 급여와 업무추진비 등을 받고 있는 이사장·사무총장·감사 등 3명의 임원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프 병원 건물을 매각해 국세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주류협회 측이 이를 주무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현 이사장 후임에 또다시 국세청 퇴직 관료가 낙하산 부임을 할 경우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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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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