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여론은 처참했다” 조직 추스르기 안간힘

검찰 “여론은 처참했다” 조직 추스르기 안간힘

입력 2011-07-02 00:00
수정 2011-07-0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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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준규 검찰총장의 입장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청와대는 김 총장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사표 만류 입장에서 하루 만에 ‘내겠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청와대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은 더 이상 김 총장을 잡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검찰도 김 총장의 사퇴는 외길 수순이라는 점에 토를 달지 않는다. 김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서 이번 파동의 모든 것을 떠안고 가는 것이 김 총장 말대로 흔들리는 조직에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집단 사의를 표명했던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들은 정상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봤다. 김홍일 중앙수사부장과 조영곤 형사·강력부장, 신종대 공안부장은 오전 박용석 대검차장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차장은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으며, 김 중수부장은 회의 후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외견상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듯한 분위기지만 김 총장 사퇴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서울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두 공판송무부장도 회의 장소인 삼성동 코엑스로 출근, 김준규 검찰총장 등을 수행하며 평소처럼 일상적인 업무를 소화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세계 각국의 검찰총장들을 맞았고, 세계 총장들의 범죄척결 의지 및 상호 공조 다짐을 담은 ‘서울선언문’(World Summit Seoul Declaration 2011)을 채택한 뒤 행사를 폐회했다.

그러나 병가를 낸 홍만표 기획조정부장은 출근하는 대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기조부장은 최근 과로 등으로 인해 안구의 혈관이 파열되는 등 건강이 악화됐었다. 대검 선임연구관과 기획관, 과장 등 다른 간부들도 비교적 덤덤한 모습으로 일과에 매달렸다. 지난달 29~30일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되자 조직 안정화에 나서면서 암중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검 참모진과 중간 간부들의 사의표명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지도부 공백도 공백이지만 검찰이 다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 기조부장만큼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검찰이 이번 사태에서 느낀 ‘현실인식’과 ‘위기의식’은 컸다는 게 중론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조간 신문을 보니 검찰에 대한 여론이 처참했다.”면서 “검사 생활을 한 이후 조직이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검사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검찰이 끝까지 함구만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령 갈등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수사권 조정 파동이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검찰 이기주의적이라고 인식됐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국민의 검찰’이라는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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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7-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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