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5·끝) 이젠 ‘두리모’로 불러주세요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5·끝) 이젠 ‘두리모’로 불러주세요

입력 2011-06-10 00:00
수정 2011-06-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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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맞서 강하고 둥근 마음의 어머니 되세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 주세요’ 공모전이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대상을 차지한 이다원(28·여·대학원생)씨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혼자의 몸으로 아빠와 엄마 둘의 몫을 하고, 아이를 보호하는 둘레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들이 세상의 편견에 맞설 수 있는 강하고 둥근 마음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같은 이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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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구로동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심사위원들이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 주세요’ 공모전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제공
지난 2일 서울 구로동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심사위원들이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 주세요’ 공모전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제공
대상으로 선정된 ‘두리모’ 외에 아름다운 엄마라는 뜻의 ‘아름모’(김인순·충남 아산시)가 우수상으로 뽑혔다. 가작은 엄마와 아기 모두 우리 사회의 소중한 새싹이 돼 주길 바란다는 의미의 ‘새싹모’(유태화·서울 도봉구)가 선정됐다. 혼자(單)지만 아름다운 어머니(母)라는 뜻과 혼자(單)서 아이(兒)를 키우지만 아름다운(端雅) 어머니(母)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단아모’(이준엽·경북 포항시)도 가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학생 전체의 25%… 참여 1위

심사를 맡은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은 “‘○○맘’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그러나 노년층과 중장년층 등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부르기 쉬운 우리말 단어가 포함된 작품에 큰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미혼모가 주는 어두운 인식을 바꾸자는 취지에 공감해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영호 센터장은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이 이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국어사전에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쓰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한부모 관련 법령에 새 이름을 올리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으로 직접 써 보낸 작품도 20여통

이번 공모전에는 유독 대학생의 참여율이 높았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대학생 공모가 25%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간호사, 목사, 교사, 방송작가, 번역가, 바리스타, 웨딩플래너, 사회복지사, 산부인과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그 가운데 현직 산부인과 의사가 보낸 신청서가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공모작은 ‘생명지킴이’. 그는 “진료실에서 수많은 미혼모들이 죄의식 없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사회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생명을 지키려는 엄마들을 칭찬하고 싶어서 응모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터넷으로 제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려 41명이 우편으로 응모작을 보냈다. 손으로 직접 쓴 정성 가득한 작품도 20여건이나 됐다. 이름 짓기가 전문(?)인 작명소에서 보낸 응모작도 그중 하나다. 도장까지 찍어 보낸 단어는 바로 ‘지모’(知母). 홀로 부모 역할을 하려면 더 배우고 깨달아 자신과 자녀의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리핀·일본 등 해외서도 응모

최연소 참가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길민지(11)양. 초등학생답게 ‘사랑맘’이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보냈다. 끝없는 사랑을 가진 엄마라는 뜻이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최고령 참여자는 충북에 사는 76세의 이명우씨. 최고령임에도 영문 이름인 ‘M.M.C’(Miss mom club)로 응모했다. 또 다른 70대도 큰 웃음을 줬다. 그는 공모전에 참여하고 싶다며 센터 측에 인터넷 사용법 등을 묻는 전화를 걸어 왔다. 자원봉사자에게 30분이 넘도록 홈페이지를 찾는 방법, 신청서를 내려받는 방법 등을 배운 그는 “학생, 내가 보낸 것 잘 갔어? 내가 만든 이름 어때? 평가 좀 해 봐.”라며 확인 전화까지 거는 열의를 보였다.

서울, 경기, 경남, 강원, 제주는 물론 바다 건너 필리핀과 일본 도쿄에서도 응모작이 날아왔다. 일본 유학생이 보낸 이름은 ‘한사랑모’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어머니라는 뜻이다. 필리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주부가 보내온 이름은 ‘미모사’(美母思). 모든 엄마들은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이므로 미혼모든 기혼모든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기자와 센터 측에 전화를 걸어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뜻을 표한 50대 두리모도 있었다. “힘든 길을 택한 이 땅의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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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2011-06-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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