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보육기관도 ‘강남학군’

국·공립 보육기관도 ‘강남학군’

입력 2011-05-12 00:00
수정 2011-05-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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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정원대비 초과율 572%… 강남4구 1000%

국·공립 보육기관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보육포털서비스(http://iseoul.seoul.go.kr)에 입소 대기를 신청하면, 대기 순번이 수백에서 수천 번째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강남지역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국·공립 보육기관은 대기 순번이 다른 자치구의 2배를 넘는다. 보육시설도 이른바 ‘강남학군’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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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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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자치구 25곳의 639개 국·공립 보육기관의 대기인원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강남 4구의 정원 대비 초과율은 무려 10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원이 100명이라면 대기인원은 1000명을 넘는다는 얘기다.

11일 현재 서초구가 정원 1815명에 2만 3137명이 대기해 초과율 1274.8%로 가장 높았다. 강동구(1108.8%), 강남구(1107.7%), 송파구(960.5%)가 뒤를 이었다. 자치구 평균은 572.7%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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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대기인원은 이보다 낮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수치. 이처럼 유아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이유는 강남 외 다른 자치구에서 유입되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강남이 상업중심지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강남으로 출퇴근하면서 아이를 맡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논리라면 출퇴근 인구가 많은 종로구와 중구의 사정도 비슷해야 하지만 두 곳의 초과율은 각각 204.2%, 175.6%로 오히려 서울시 평균보다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퇴근을 해야 하는 ‘맞벌이가정’보다 다른 자치구의 ‘한벌이가정’에서 강남을 노리는 경우도 많다는 말이 나온다. 주부 이모(34·서울 사당동)씨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강남지역이 돈(자치구 예산)이 많아 국·공립 보육기관에 대한 지원도 좋다는 소문이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자치구의 보육예산 747억 3839만원 가운데 강남구는 155억 4640만원으로 자치구 평균인 29억여원의 5배에 이른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자체 예산은 259억원으로 25개 자치구 보육 자체 예산 전체의 35%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자치구 보육예산과 국·공립 보육기관의 질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육 예산이 높은 이유가 출산장려금 등의 차이 때문일 뿐 보육기관 지원은 지역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남 열풍은 근거 없는 막연한 기대감일 뿐이라고 충고했다.

조용남 한국보육진흥원 보육진흥기획단장은 “강남지역은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사교육 시장이 발달돼 있을 뿐이지, 보육기관은 강남의 국·공립이 특별히 낫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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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1-05-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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