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는’ 결식아동 급식지원금

‘생각없는’ 결식아동 급식지원금

입력 2011-03-09 00:00
수정 2011-03-0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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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1학년도 고3도 똑같이 3500원 배부른 강남·용산, 배고픈 구로·금천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결식아동의 끼니를 해결해 주는 급식지원금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빚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지원금의 하한선만을 지정하는 바람에 지역에 따라 지원금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원 대상 학생의 연령과 체격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정액 지원이 성장기 청소년들의 발육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책 수혜자를 생각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결식아동 지원의 결과라는 것이다.

●지자체별 빈부차… 맞춤지원 시급

8일 지역아동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352개 지역아동센터에서 급식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은 1만 2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1인당 3500원씩의 급식지원비를 받고 있다. 그런데 각 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최저급식비만 책정한 탓에 지역별로 급식지원금이 차이가 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각 구가 ‘50대50’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강남, 용산, 송파구 등 재정이 넉넉한 자치구의 경우 4000~4500원의 급식지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구로, 금천 등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는 최저선인 3500만원만 지급하고 있다.

강남구 지역아동센터 3곳의 지원 대상 아동은 70여명이다. 반면 구로, 금천 등 재정이 빈약한 구는 결식아동의 숫자가 수백명씩 된다. 서울시 지원단 관계자는 “잘사는 자치구일수록 결식아동의 숫자도 적고, 재정도 넉넉해 추가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 “결식아동이 많은 구의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빈약한 지역이라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식아동 급식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중앙 정부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역 상황에 맞춘 급식비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생 밥 덜어 중고생에게 줄 수밖에”

여기에다 학생들의 연령과 성장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정액의 지원금이 나가면서 초등학생 동생들의 밥을 덜어 중고생 형들에게 주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급식 대상 학생의 연령이 무시된 채 지원금이 책정돼 초등학교 1학년생과 고교 3학년생의 급식지원금이 같다. 8살짜리 어린이와 어른 체격을 가진 18살 청소년에게 똑같은 식사가 제공돼 같은 양, 같은 질의 식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조리사 인건비 등 운영비를 빼면 실제 식단에 사용되는 금액은 2800원 정도. 한창 성장기인 고교생에게는 급식의 질적·양적 부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서울 구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제공하는 급식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고등학생 A군은 “밥을 훨씬 많이 먹는 내가 어린 동생들 몫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식단이 예전보다 부실해졌다는 얘기도 나와 마음이 더 무겁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하루 섭취 권장 열량은 각각 1900~2100㎉와 2600~2800㎉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초등학생의 양을 줄이고 중고생들에게 더 많이 주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학교급식법처럼 구체화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태숙 전국 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학교 급식의 경우 학교 급식법에 따라 공급해야 하는 영양소와 열량이 규정돼 있지만 결식아동 급식의 경우 이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춘 맞춤식 급식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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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인식 서울시의원 “수도권 교통은 하나의 생활권… 재정·운영 책임도 함께 나눠야”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03-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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