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입력 2011-03-08 00:00
수정 2011-03-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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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자가 무상급식을 받는다면, 그 손자에게 연간 25만원씩 보조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과 대주주를 다 똑같이 세금으로 도와주자는 것은 나라 망하자는 것입니다.” 류태영(75) 전 건국대 부총장은 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농촌·청소년미래재단’ 고문 사무실에서 이런 논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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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전 건국대 부총장
류태영 전 건국대 부총장
류 전 부총장은 ‘전면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청구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주민청구 대표로 나섰을 때 주변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북 임실 출생으로 ‘머슴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젖을 뗀 이후로 밥 굶기가 일쑤였다.”고 했다. 19~22살에는 서울로 올라와 구두닦기, 신문팔이, 길거리 행상 등 안 해본 일 없었기 때문이다. 건국대 야간 대학생일 때도 노숙을 하며 거지로 사는 등 13년을 어렵게 서울살이를 했다. 30대 초반 그가 덴마크 국왕인 프레데릭 9세의 초청으로 덴마크 노르딕 농과대학에서 공부하게 될 때까지도 그에게 가난과 배고픔은 마치 고질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초대 새마을운동 담당자’를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까지 정부에서 고문, 자문, 위원 등으로 일해왔다. 그래서 그는 정권의 성격에 관계없이 스스로를 ‘만년여당’이라고 한다.

●무상진료·반액 등록금도 문제

그는 “제가 이스라엘에서 교수생활하고 1978년에 귀국했을 때 국내에는 정의감에 불타는 운동권 대학생들이 많았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하는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매도하고 데모했다고 감옥에 넣고, 취직도 못하게 하고, 사회적 격리를 하고 하니 앙심이 더 커지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은 “전면 무상급식이 통과되면 무상진료, 반액 등록금을 하자는 것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전세를 사는 아버지가 있는데, 월급받아서 아들, 딸이 달라는대로 다 나눠주고 나면, 절대 전세를 못 면한다. 지출을 통제하면, 몇년 후 집을 살 수 있다.”고 비유했다.

●복지는 경제발전 속도 따라가야

류 전 부총장은 “단계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봤을 때 경제발전의 속도에 따라서 복지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했다.

그가 허용해도 된다는 무상급식의 대상은 누구일까. 그는 “서울의 경우 생활수준 50% 이하에는 전면 무상급식을, 50% 초과는 단계적으로 하자.”고 했다. 덧붙여 “농촌은 90%까지 해야 한다. 아니 농촌은 다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유권자의 5%(약 42만명)의 서명을 받으면 전면 무상급식을 할지에 대해 주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다.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를 하고 그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결정이 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최소 60만명에서 10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을 대리해 서명을 요청하는 위임자도 이미 1만 5000명을 넘었다.

주민청구가 이뤄지면, 투표와 관리 등에 180억~2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전면 무상급식을 위해 편성한 올해 예산이 6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이에 류 전 부총장은 ”무상급식에는 매년 돈이 들어가지만, 주민투표에는 한 차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주민들의 서명이 42만명을 채우지 못하거나, 투표자가 3분의 1이 안 되거나, 또는 투표에서 부결되거나 한다면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했다.

●주민투표 부결땐 깨끗이 승복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주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곽 교육감의 당선에 도움은 됐겠지만, 그것은 10가지 공약 중 하나일 뿐이다. 분리해서 다시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는 “주민들이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투표결과가 나와도 곽 교육감이 사표를 내는 것에 반대한다. ”면서 “마찬가지로 오 시장도 사표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이 있으니 정책을 바꾸자는 것이지, 어디 사람 옷을 벗기자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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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11-03-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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