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세상 비빌 언덕 되려고 모였죠”

“험한 세상 비빌 언덕 되려고 모였죠”

입력 2010-12-27 00:00
수정 2010-12-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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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노숙인쉼터 송년회

지난 25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동2가 지하에 있는 한 교회. 김원도(63)씨가 두 손으로 노숙인 이창수(가명·52)씨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힘내라.”는 한 마디를 건넸을 뿐인데 이씨의 눈시울이 금세 발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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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2가의 한 교회에서 ‘노숙인 송년 모임’을 마친 노숙인과 노숙인 출신으로 자활에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2가의 한 교회에서 ‘노숙인 송년 모임’을 마친 노숙인과 노숙인 출신으로 자활에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노숙인 쉼터 ‘행복한 우리집’에서 마련한 노숙인 송년모임이었다. 노숙인 10명과 노숙인 출신으로 자활에 성공한 사람 등 75명이 모여 좁은 교회를 꽉 채웠다. 행복한 우리집 원장인 문정순(57·여) 목사는 “연말 송년회는커녕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노숙인들에게 음식도 먹게 하고, 또 과거 노숙인이었던 사람들을 만나 희망을 품게 하려고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노숙인들을 위로한 김씨도 2005년부터 2년간 노숙생활을 했다. 그는 “운영하던 횟집이 망하면서 2억원이 넘는 빚이 생겼고, 자식들 월급까지 압류 당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숙인 쉼터에 들어오면서 김씨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쉼터 복지사들의 도움으로 파산신고도 하고, 생활습관도 바꿔 건강도 회복할 수 있었다.

김씨는 현재 서울시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월드컵공원에서 일하며 한 달에 80만~90만원을 벌고 있다. 2009년부터 꼬박꼬박 저축해 모은 돈이 1000만원을 넘었다. 김씨는 이씨에게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 나도 잘난 건 없지만 우리가 서로 비빌 언덕이 되면 조금이나마 세상이 따뜻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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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12-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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