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받는 ‘박연차의 입’

의심 받는 ‘박연차의 입’

입력 2010-08-28 00:00
수정 2010-08-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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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리스트’에 올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이상철(61)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돈을 건넨 시기와 장소, 방법을 상세히 기억해 이른바 ‘박연차의 입’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던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 신빙성이 최근 재판부로부터 의심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 중인 박연차 리스트 사건들의 처리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조해현)는 27일 기사를 잘 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시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 없이 기억에만 의존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금품제공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건네기 직전 동석했다고 진술한 사람이 검찰 조사 때와 달라지는 등 정확성에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박 전 회장이 법정에서 한 진술이 검찰 수사 때보다 상세해졌는데, 사람이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실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진다는 점에서 신빙성에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시장은 월간조선 대표로 재직하던 2007년 2월 태광실업 등에 대한 기사를 잘 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박 전 회장에게서 2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469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선고 직후 “이번 사건은 형을 낮게 받으려는 박 전 회장과 공명심에 사로잡힌 검사가 합작한 작품”이라며 “지난 1년간 훼손된 명예 때문에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박 전 회장에게서 2만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는 등 박 전 회장의 진술이 재판부로터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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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0-08-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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