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28곳 정부보조금 물쓰듯

민간단체 28곳 정부보조금 물쓰듯

입력 2010-08-25 00:00
수정 2010-08-2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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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곳 빼고 직원 급여로 유용·없던 항목 만들어 ‘펑펑’

정부 보조금을 멋대로 유용·전용한 보건복지 관련 민간단체들이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한해에 2300억원이 넘는 민간단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 단체의 보조금 집행 관리는 하지 않았던 셈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이들 단체를 적발하고도 단체의 전체 명단을 밝히지 않아 민간단체의 불·탈법을 비호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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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2006~2009년 사이 연간 10억원 이상 보조금을 지원받은 29개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사회투자지원재단, 한빛복지협회 등 28개 단체가 보조금을 유용하거나 과다·중복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1개 단체를 제외한 모든 단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보조금을 멋대로 주물러 왔던 것. 복지부는 3개 단체 임직원 12명에 대한 파면 및 징계를 요구했고, 그 밖에 보조금을 잘못 집행한 관계자 45명에 대해서는 소속 단체에 주의·경고 등을 요청했다. 또 부당 집행된 보조금 중 7억 5000만원은 회수조치하기로 했다.

감사 결과 이들 단체들은 보조금을 직원 급여로 유용하거나 심지어 없던 항목까지 만들어서 집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협회는 지난해 12월 직원에게 ‘명절 휴가비’ 명목으로 290만원을 지급했다.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 없는 12월이었지만 협회는 기존에 없던 급여 항목을 새로 만들어 정부 보조금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복지부는 사회복지센터 운영비로 받은 보조금을 시설공사비로 전용한 협회로부터 4억 6000여만원을 회수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B재단은 예산 항목에 없던 ‘검진수당’ 항목을 새로 만들어 직원 8명에게 3년간 모두 3868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C평가원은 전자메일로 주고받은 회의에서 관계자들에게 각 10만원씩 총 6000만원의 회의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D협의회는 자체 회의에 참석한 사무총장에게 회의수당으로 19만원을, 출장 교통비로 직원 1인당 19만원씩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번 감사는 연간 8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199개 단체 중 보조금 지급 규모 상위 29개 단체만 추려 감사를 실시해 사실상 모든 단체에서 비리를 적발했다. 박흥식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간단체들은 예산 지출과 그 집행 과정, 기준에 대한 학습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면서 “특히 사회복지 분야는 관련 단체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보조금 규모도 크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사후 평가를 하거나 효율적으로 집행 내역을 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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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08-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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