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회복지통합관리망

‘반쪽’ 사회복지통합관리망

입력 2010-03-02 00:00
수정 2010-03-0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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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업무 효율화 등을 위해 올해 초 도입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이 도리어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지원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서울시청 등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의 포괄적인 정보 접근권이 사실상 기초지자체(시·군·구)에만 주어져 광역지자체 단위에서 저소득층 복지정책의 틀을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수요자중심의 서비스, 지자체 복지업무 효율화, 부정·중복수급 차단을 기대하며 지난 1월4일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도입했다. 232개 시·군·구별로 집행하고 있는 120여개의 복지급여 및 서비스 내역을 전국별, 가구별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통합관리망에는 수급자 선정과 사후관리를 위한 소득·재산자료 등 공적자료가 망라돼 있다. 그런 만큼 복지부는 개인정보 보호에 처음부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저소득층 복지예산 집행기관인 시·군·구는 관련 정보를 모두 조회할 수 있도록 한 반면 광역지자체인 시·도는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를 제외한 다른 정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읍·면·동 주민센터나 시·군·구청의 사회복지 업무 담당자들만 수급자와 저소득층의 신상, 재산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정적 도움이 절실한 빈곤층에 대한 지원이 막혔다.

인천시청의 경우 저소득층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틈새계층 지원사업을 비롯해 긴급복지, SOS 위기가정 지원 등 빈곤층 지원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청은 서비스 대상자의 경제적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은행감독원에 신용조회 등을 요청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시청의 한 사회복지 담당자는 “일부 차상위계층은 기초수급자처럼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속히 예산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만든 비싼 통합관리망이 오히려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복지부에 건의한 뒤 시스템 개선을 위해 복지부측과 여러차례 논의를 했지만 한 달이 다되도록 해법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동주민센터와 구청 등 현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전산화를 통해 효율적이고 빠른 업무처리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늦어지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 읍·면·동과 구의 사업팀, 조사팀 간의 업무분장의 한계가 불명확해 한쪽에만 일이 몰리거나 혼선이 빚어져 업무가 지체되는 경우도 많다.

동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복잡한 시스템 탓에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딱 하루 교육을 받고 전체 틀이 다 바뀐 시스템에 적응하라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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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0-03-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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