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 가능성 열어둔 文… “국민 의견 듣고 판단”

이재용 사면 가능성 열어둔 文… “국민 의견 듣고 판단”

강병철 기자
입력 2021-05-10 21:04
수정 2021-05-11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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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4주년 특별연설] 사면론 관련 입장

“검토 계획 없다”→ “반도체 걱정” 변화
전 대통령 사면도 “국민적 공감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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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충분히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가부를 분명히 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주까지 청와대가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일정 수준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사면이 지금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그런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단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등은 지난달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하는 청원서를 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이원욱 의원 등 SK(정세균)계를 중심으로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외교가에선 반도체 투자 문제가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 의제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최근 심화된 국제사회 반도체 경쟁 대응에 대한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사면을 바라는 눈들이 많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게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이 수감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국가로서는 불행한 일이다. 안타깝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법의 정의, 형평성, 국민 공감대 등을 생각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관련 요청을 받자 똑같이 답한 바 있다. 결국 여론의 추이를 보고 고민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다만 이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는 뉘앙스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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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21-05-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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