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강조하는 北…과학기술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과학기술’ 강조하는 北…과학기술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09-24 09:00
수정 2018-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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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 세계의 눈길은 한반도에 쏠렸다. 점심 뉴스가 아침 뉴스를 갈아치우고 저녁 때 소식이 점심 뉴스를 갈아치워버리는 정도로 뉴스가 쏟아져 나온 사흘이었다. 지난 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화해 분위기가 ‘만리마 속도전’으로 돌입했으나 이번 가을에는 예측 불허의 놀라운 뉴스들이 나왔다는 평가다.

과학계에서는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주목했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에는 여러 가지 컨셉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학중시’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도 “남과 북은 전염병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합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이후 진행된 6·1 고위급회담, 분과별 실무회담에서는 다뤄지지 않다가 새롭게 포함된 분야이다. 더군다나 보건의료 협력은 주민들의 보건복지와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며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경제 제재에도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철도, 도로 현대화보다 수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내 북한과 남북협력 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 역시 “과학기술 분야는 정치색이 약해 북한과 협력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북한 국가경쟁력을 높여 통일후 남한과의 격차를 줄이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서는 북한 과학기술 수준과 특허분석이 시급하다는 것이 과학계의 목소리다.

●김정은 정권 이후 ‘과학’ 우선 정책 드라이브

과학계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뒤 과학자거리, 과학자 살림집을 새로 조성하는 등 과학기술 우선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 되고 있는 분위기다. 2013년 은하 과학자거리, 김일성종합대 교육자살림집, 2014년 위성 과학자주택지구, 김책공업종합대 교육자살림집 건설, 2015년 평양 미래 과학자거리 조성에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는 함흥에 과학자살림집이 건설됐다.

함흥의 경우 북한 중화학공업 도시로 2·8비날론연합기업소,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등 다수의 기업과 공장이 있다. 또 화학공업대, 수리동력대, 의학대학, 과학원 함흥분원 등 대표적인 수학, 화학 분야 고등교육 기관과 연구시설이 있어 우리나라의 대전 대덕연구특구와 같은 연구클러스터를 조성돼 연구자들의 숙소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은 경제발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의 SF소설 장르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2005년 발표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 ‘억센 날개’의 주인공은 “조국의 진보에 억센 날개를 달아주는 것, 달아주되 짐이 되지 않고 조국을 힘차게 떠미는 충실한 날개를 달아주는 것, 그것이 우리 과학자들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있는 것만봐도 알 수 있다.

한 국가의 기술 수준을 파악할 때는 주로 특허를 분석한다.

북한 특허 분석은 북한 발명총국에서 발행하는 ‘발명공보’가 이용된다. 물론 공보에는 북한에서 등록된 발명특허 전부가 실리지는 않지만 북한 과학기술 동향과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최현규 회장의 분석에 따르면 2001~2016년까지 북한 특허의 연평균 성장률은 87.8%에 이르며 특히 2009년에는 2591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313%의 성장세를 보였다.

분야별 특허출원 비중을 보면 물리학 분야가 2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생활필수품 분야가 20.1%, 화학 및 야금분야가 16.8%로 뒤를 이었다. 이들 세 분야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일성 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대학은 물리학과 전기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생필품 발명은 병원과 연구소, 기계 및 운수분야는 기업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국가과학원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어 북한의 연구개발 시스템이 국가과학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현규 회장은 “주먹구구가 아닌 남북 상호 보완적 협력을 위해서는 남북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유망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특허 정보를 확보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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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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