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있는 출구 염두… “野공세로 거취 결정 않겠다” 의지

명분있는 출구 염두… “野공세로 거취 결정 않겠다” 의지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8-04-13 22:52
수정 2018-04-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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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기식 사임 가능성 언급 배경

“여론에 떠밀려 정리 않겠다” 분명히
직접 쓴 메모 참모들에게 회람
“과감한 선택엔 비판과 저항 두렵다”
금융 기득권 저항 염두에 둔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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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 구축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 구축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당시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외유성 출장’과 ‘정치자금 위법 사용’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검찰·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사임을 결정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 청와대는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뒤 “4가지 문제 중 하나라도 위법하다는 해석이 나오면 그만두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사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정의당과 김 원장의 ‘친정’ 격인 참여연대마저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명분 있는 퇴각’을 열어 놓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핵심 참모들과 김 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결론을 열어 놓고 토론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오전 티타임 때 직접 쓴 메시지를 참모들에게 회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메시지에는 복잡한 심경이 담겼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야당 공세와 ‘국민정서법’에 등 떠밀리듯 거취를 정리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기식 원장 사퇴 지지 여론’이 50%에 이르지만, ‘객관적 위법 판정’과 ‘평균 이하의 도덕성 확인’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피감기관이 부담하는 의원 해외 출장과 보좌관 동반 및 관광, 임기 말 후원금 기부 등을 ‘여의도 관행’으로 보는 시각도 묻어난다.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 생기는데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는 발언은 ‘정무위 저승사자’로 불린 김 원장에 대한 금융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관행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 보자는 의도도 있다. 전날 청와대는 수천 곳의 피감기관 중 16곳의 19~20대 국회에서 이뤄진 해외 출장 지원 사례를 조사한 결과 개별 출장을 간 경우가 10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과 관련해 음주운전, 논문표절, 위장전입의 기준을 재정비했던 것처럼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문제 또한 살펴보자는 것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성인 남녀 1005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한다’는 답변은 지난주보다 2% 포인트 내려간 7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2% 포인트 오른 19%로 나타났다. 갤럽은 “부정평가에서 ‘인사 문제’ 지적이 지난주 2%에서 이번 주에 6%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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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4-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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