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출마 시사] 여권 구애·충청대망론에 화답… 潘총장 ‘대선 시계’ 빨리 돈다

[반기문 대선출마 시사] 여권 구애·충청대망론에 화답… 潘총장 ‘대선 시계’ 빨리 돈다

장세훈 기자
입력 2016-05-25 23:02
수정 2016-05-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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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6개월여 남기고 ‘야망’ 드러내

여권, 4·13 총선 참패 후 잠룡 사라져
친박·충청권 의원들 ‘대망론’ 불지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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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포럼 만찬을 위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도착해 마중 나온 원희룡 제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서귀포 연합뉴스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포럼 만찬을 위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도착해 마중 나온 원희룡 제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서귀포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시계’가 25일 관훈클럽 토론회를 계기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총장 임기를 6개월여,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여 남겨둔 시점이다. 반 총장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조기에 활짝 연 것은 정치적으로는 4·13 총선 참패 이후 마땅한 대선 후보가 사라진 여권, 지역적으로는 ‘대망론’을 갈망하는 충청 지역의 기대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해 5월 방한 당시만 해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 “국내 정치에 대해 협의한 일이 없다” 등으로 정치적 선 긋기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 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정치적 역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신과 대선과의 거리감을 대폭 좁힌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을 겨냥한 여권의 ‘구애’는 지속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를 만나도 반 총장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의 표현을 빌리는 우회적인 화법을 택했으나 박 대통령 본인의 뜻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 반 총장은 지난 1월 구순을 맞은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게 축하 서신을 보냈다. 김 전 총리가 ‘충청권 맹주’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불붙는 계기도 됐다. 이날 제주 현지에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나경원 의원 등 충청 출신 의원들이 대거 몰려갔다.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및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의 대망론을 퍼뜨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다시피 했다. 이와 맞물려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유력 후보에 맞설 프레임(구도)으로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TK)+충청 연대론’도 빠르게 확산됐다.

다만 그동안 여권에서는 반 총장 본인의 ‘권력 의지’가 과연 있느냐에 의구심도 제기돼 왔다. 반 총장의 이날 발언을 계기로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 총장의 어정쩡한 행보가 지속될 경우 정치권 진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주도권을 내줄 경우 반전의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도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 총장은 본인과 박 대통령이 지나치게 ‘오버랩’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양새다. 반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과 국제회의 등에서 7차례 만난 사실과 관련,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간 것”이라면서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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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6-05-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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