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승민 공천 ‘장고’(長考)…고사작전 들어갔나

與, 유승민 공천 ‘장고’(長考)…고사작전 들어갔나

입력 2016-03-17 11:31
수정 2016-03-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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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후보등록(24∼25일) 전에만 하면 돼”김용태 “공천 원천 무효…의총 소집 요구”

새누리당 4·13 총선 지역구 공천 심사는 사실상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지역 한 곳만 남겨둔 상태다.

253개 지역구 가운데 아직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곳은 최고위원 지역을 비롯해 경선이 진행 중인 지역이거나 최고위의 재심 요청이 들어온 몇 군데밖에 없다.

유 의원 공천에 대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굉장히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결정을 미루고 있고, 최고위원회의 역시 공천 여부에 견해가 엇갈리면서 공관위로 떠넘긴 형국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지역의 공천 심사에 대해 “모든 심판은 국민이 하는 것이나 (후보 공천은) 후보 등록(24∼25일) 전까지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5월 당시 원내대표이던 유 의원이 야당과 합의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에 대해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파문이 일자 앞장서서 유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유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수도권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면서 “비례대표를 발표하면서 함께 발표해 치워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 의원 공천 여부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그만큼 공천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일단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공천갈등 차원을 넘어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서는 친박계 주류가 유 의원 공천 여부 결론을 늦추며 고사(枯死) 작전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있다.

친박 주류에서는 공천 배제에 대한 의견이 강하지만 섣불리 이를 몰아붙이듯 결정해 괜히 유 의원을 박 대통령에 맞선 ‘정치적 거물’로 만들지 말고 스스로 걸어나가거나 공천을 주더라도 최대한 힘을 빼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유 의원의 수족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유승민사단’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을 받지 못해 사실상 고립무원에 빠진 형국이다.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의 명분을 주게 되지만, 최대한 공천 결정을 늦추면 그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유 의원을 구심점으로 비박계가 무소속 연대를 통해 세력화하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의중에 따라 유 의원을 잘라 냈다는 비판도 어느 정도 피함으로써 총선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동을은 여당의 초강세 지역인 만큼 공천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유 의원 공천 여부가 지연되는 것을 포함해 사실상 여러 지역구에서 전략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관위 심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의 기둥인 당헌·당규를 철저하게 무시한 공천은 원천 무효”라면서 “새누리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의원총회 소집 등 동지들의 뜻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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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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