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117개 기관과 협력… 절벽 끝 24가구 붙잡았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3개월간 117개 기관과 협력… 절벽 끝 24가구 붙잡았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입력 2023-07-02 18:18
수정 2023-07-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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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은 비수급 빈곤층을 이렇게 찾았습니다

빚·수치심 등에 숨어버린 빈곤층
사회 활동가·공무원 등 동행·발굴
취재 중 16가구 기초수급에 편입

이주현(38·가명)씨는 남보다 못한, 서류상에만 있는 가족의 존재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에 발목이 잡혀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용직을 전전하며 월세 15만원, 생활비 15만원으로 살아온 최민국(67·가명)씨와 그의 아들은 입증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있기 전까지 다시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남은 힘을 쥐어짜 내며 삶을 버티고 있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간 비(非)수급 빈곤층을 직접 발로 뛰어 찾았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가족·지인을 통한 소개와 각종 제보를 받았다. 또 서울시·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39곳을 포함해 한국사회복지사협의회·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시민사회단체·기관 117곳의 도움을 받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을 만나는 과정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빚, 수치심, 개인 사정으로 숨거나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취재팀이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과 동행하며 보건복지부의 위기가구 발굴 명단에 오른 대상자를 찾아 나섰지만 주소지가 달라 ‘조사 불가’ 결론이 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휴대전화 번호나 상세 주소 없이 이름, 지번 주소, 각종 체납 정보만으로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위기 의심가구를 찾는 건 어려웠다. 수십 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의 현관문을 일일이 두드려 대상자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어렵게 찾아낸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인력사무소,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대상자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은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취재팀이 이웃들을 탐문하고 탐정협회에도 의뢰했지만 연락처 없이 사라진 사람들을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긴 취재 과정에서 간신히 만난 비수급 빈곤층 24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을 여실히 드러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외면받은 이들은 사회적 고립과 빈곤에 짓눌려 있었다. 사회에서 철저하게 배제될 뻔한 이들을 붙잡은 것은 사회복지사와 활동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었다.

과거 수급을 받지 못하다가 취재 도중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의 협조로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된 경우가 16가구였다. 이 중 취재팀 안내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 수급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남은 8가구는 여전히 복지망 밖으로 비켜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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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이 만난 24가구 가운데 인터뷰에 응한 가구는 12가구였다. 네 남매를 홀로 키우는 최수연(31·가명)씨는 아이들이 노출될까 봐 인터뷰를 망설여 네 차례나 집 앞에서 발길을 돌렸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 가는 윤주원(52·가명)씨는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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