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에 지친 사람들 아웃도어 붐… 코로나 시대 ‘산 위의 힐링’

집콕에 지친 사람들 아웃도어 붐… 코로나 시대 ‘산 위의 힐링’

이종락 기자
입력 2020-07-09 20:28
수정 2020-07-1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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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이종락 논설위원이 살펴봤습니다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100대 명산 도전 러시

코로나19로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 시설 등이 폐쇄되거나 엄격 관리하에 운영돼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뜨는 분야가 있다. 등산, 낚시, 골프, 자전거 라이딩 등 아웃도어 붐이 이는 중이다. 실내공간 어디에 떠다닐 수도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사람들이 밖으로 밖으로 나가는 결과다. 이들 중 등산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가히 놀랄 만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인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의 가입자와 100대 명산과 백두대간 등정 인증 수가 매달 폭발세를 이어 가고 있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4월 10만명을 돌파한 이후 7월 현재 16만 6050명이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인 지난 3월의 인증 수가 7만 4537명으로 전달에 비해 8800명 증가한 데 이어 4월 8만 4070명(+9533명), 5월 11만 5286명(+3만 1216명)으로 증가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인증 수란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등 우리나라 전역에 있는 100개의 명산 중에 반드시 정상까지 올라가서 인증샷을 찍어 BAC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내 전문 등산가인 셰르파에게 확인받은 수치다. 즉 가벼운 마음으로 산에 가서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고 도중에 돌아오거나 집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통계에서 배제된다. 이런 등산객들을 포함하면 주말마다 적어도 200만명이 전국의 산들을 찾는다고 등산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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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토요일이던 지난 4일 강원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두타산에서는 적지 않은 등산객을 목격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들이 좀 불편해 보였지만 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듯 보였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 산에 주말에 가면 앞사람의 뒤태만 보고 갈 때도 있다고 한다. 등산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하면 한국의 100대 명산 도전에 나선다. 100대 명산은 지난 2002년 산림청이 ‘세계 산의 해’를 기념해 우리나라 산 중에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산들을 모아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선정했다. 지리학·생태학 관련 교수, 산악 관련 단체·전문지, 산악인 등 관계전문가 11명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전원 합의 형태로 정했다.

등산용품 업체인 ‘블랙야크’는 이들 중 점봉산, 덕숭산, 추월산, 성인봉(울릉도), 금산(남해), 미륵산 등 17개 산을 제외하고 등산객의 탐방이 좀더 편리한 수락산, 청계산, 감악산, 함백산, 불갑산, 달마산 등으로 대체해 지정했다. 월간지 ‘산’, 등산사이트 ‘한국의 산하’ 등도 제각각 100대 명산을 뽑아 등산 동호인들의 산행을 돕는다.

100대 명산은 대개 산세가 아름답지만 험준하기도 해 아마추어 등산객이 산에 오르는 건 만만치 않다. 100대 명산에 도전하는 것은 산에 오르면서 느끼는 성취감에 더해 목표달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다. 특히 코로나19의 창궐로 건강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요즘 실내의 바이러스 전염을 피하고 넓은 대자연과 호흡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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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는 점은 젊은이들이 산을 주로 찾는다는 사실이다. 등산이라고 하면 할아버지와 아저씨들이 주로 하는 취미라고 여겨졌던 기존 선입견에서 벗어나 20~30대 젊은이들과 여성 등산객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거 국내 명산을 찾는 등산객으로 유입된 결과인 듯하다.

등산이 각광을 받자 여러 산악인이 주목을 받는다. 100대 명산, 100+ 명산, 백두대간, 낙동정맥, 클린마운틴365 등을 기획해 전국에 등산 붐을 일으킨 블랙야크 김정배 사업부장과 백두대간 마루금(능선)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는 대책협의회 한인석 위원장 등이 주인공이다.

글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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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020-07-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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