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15세기 황궁, 세계 문화 중심지로 부활… 한국 전시품도 400여점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15세기 황궁, 세계 문화 중심지로 부활… 한국 전시품도 400여점

입력 2014-08-06 00:00
수정 2014-08-0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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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프로젝트 ‘베를린성 - 훔볼트 포럼’

박물관섬 마스터플랜과 함께 독일의 수도 베를린 한복판에서는 원대한 문화 프로젝트 ‘베를린성-훔볼트포럼’이 진행 중이다. 2002년 독일연방의회의 결정에 따라 프로이센왕국 시절에 세워진 베를린성(城)을 복원하고, 이곳에 범세계적인 문화·예술·학문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훔볼트 포럼’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19세기 초반 대학과 박물관 및 도서관의 통합을 통해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는 예술, 문화, 학문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을 설립하고자 했던 훔볼트 형제의 이념을 계승한 것이다. 총예산 5억 5200만 유로가 투입되며 독일국립박물관들을 관장하는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과 베를린 국립박물관, 중앙 및 주립도서관, 훔볼트대학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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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0년 격동의 독일 역사를 집약해 놓은 듯한 베를린성의 변천사. ① 독일 제국의 영광이던 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됐다. ② 1976년 구 동베를린 정권이 사회주의 양식의 공산당사를 세웠다. ③ 2019년 완공 예정인 베를린성-훔볼트 포럼. 베를린성-훔볼트 포럼 제공
지난 500년 격동의 독일 역사를 집약해 놓은 듯한 베를린성의 변천사. ① 독일 제국의 영광이던 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됐다. ② 1976년 구 동베를린 정권이 사회주의 양식의 공산당사를 세웠다. ③ 2019년 완공 예정인 베를린성-훔볼트 포럼.
베를린성-훔볼트 포럼 제공


박물관섬 남쪽 옛 성이 있던 자리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건물은 2008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탈리아의 건축가 프랑코 스텔라가 설계했다. 스텔라는 바로크 양식으로 베를린성의 상징인 멋진 돔을 복원하고, 북서쪽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건물을 배치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구상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총면적 5만 5000㎡ 규모의 포럼은 아고라, 학문의 장, 전시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아고라는 연극, 영화, 음악을 위한 다기능성 행사 공간으로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의 현대예술 공연을 위한 공간과 학술, 문화, 정치를 위한 토론의 장을 제공하게 된다. 학문의 장은 최고 수준의 연구를 위한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베를린시립박물관의 유럽 외 지역 수집품에 대한 연구와 훔볼트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학술 수집품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훔볼트 포럼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인 2만 4000㎡을 차지하는 전시 공간에는 베를린 국립박물관 산하 인류학박물관과 베를린시 외곽에 있는 다렘 아시아박물관(훔볼트 다렘)이 이전하게 된다.

윤종석 베를린한국문화원장은 “특히 아시아문화박물관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을 위한 전시 공간이 별도로 설치될 예정으로 한국실 규모는 250㎡ 정도가 될 것”이라며 “한국실 전시품은 현재 다렘 아시아박물관 소장 한국 전시물 100여점과 민속박물관 소장 전통 의상, 장승 등 300여점을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원장은 “유서 깊은 박물관섬을 보완해 전 세계 문화, 예술, 학문을 아우르게 될 훔볼트포럼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성은 지난 500년 격동의 독일 역사를 압축해 보여 주는 곳이다. 15세기 중반 프러시아의 왕궁으로 지은 르네상스 스타일의 성은 1700년부터 개축되기 시작해 1716년 쉰켈과 그의 제자 스튈러의 작업으로 멋진 바로크스타일 돔이 완성됐다. 1919년 11월 혁명 이후 바이마르공화국 시절까지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심하게 손상되자 동독의 공산당은 1950년 이를 완전히 부수고 1976년 동독 공산당사인 ‘공화국의 전당’을 건립했다. 통독 후에 역사적 흉물로 전락한 옛 공산당사는 2008년 ‘석면 등 위험도가 높은 환경물질’을 이유로 철거되고 2009년 7월 베를린성-훔볼트포럼 재단이 설립됐다. 이제 훔볼트 포럼의 탄생과 함께 베를린성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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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us@seoul.co.kr

2014-08-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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