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개 문화재 곳곳에 개발·보존 균형 어려워”

“80여개 문화재 곳곳에 개발·보존 균형 어려워”

입력 2010-02-01 00:00
수정 2010-02-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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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나신균 학예사

“길은 무형의 문화재입니다. 한 예로 길가의 주막과 거기에 모여드는 사람들이 모두 길에 포함될 때 진정한 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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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청 학예사 나신균(36) 주임은 ‘종로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나 주임은 관내의 문화재를 관리하고 역사와 보존을 연구하는 책임자다. 구청에 별도의 학예사를 두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종로에는 박물관이나 개인소장품을 제외해도 총 80여개에 달하는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종로대로에도 세종로 사거리 교보빌딩 앞의 ‘고종즉위40년 친견기념비’부터 시작해 보신각터, 탑골공원, 종묘, 흥인지문(동대문)에 이르기까지 문화재가 줄을 잇는다.

급변하는 종로를 바라보는 나 주임의 입장은 어떨까? 그는 “개발와 보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개발을 하려고 땅을 파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입을 모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종로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던 시기에 아무런 제약 없이 문화재터를 덮거나 갈아엎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가 재개발이 진행되는 요즘 부메랑이 되고 있는 셈이다. 나 주임은 “개발의 필요성이 있고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들도 원한다.”면서 “다만 개발이 이뤄지면서 옛 종로의 구획까지 사라지고 있는 점은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발조사가 한창인 청진구역의 경우에는 조선시대 건물터와 조선백자 등 문화재급 유물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보존하고 어떤 부분을 옮기는 등의 판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 주임은 탑골공원 옆에 위치한 육의전 빌딩이 문화재 보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의전 빌딩은 개발 과정에서 발굴한 육의전 터를 지하 1층에 원형대로 보존해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돼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일본에서는 문화재보호를 위해 일반화된 방식이다. 그는 “유난히 건물터가 많고 개발이 필요한 종로에 적합한 방식이고, 건물주 입장에서도 문화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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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2-0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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