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커버스토리] 천주교·불교·진보 개신교 “先수용 後대안”, 보수 개신교 “특수성 침해…시행 2년 유예”

[단독] [커버스토리] 천주교·불교·진보 개신교 “先수용 後대안”, 보수 개신교 “특수성 침해…시행 2년 유예”

김성호 기자
입력 2017-09-22 21:20
수정 2017-09-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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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반응

종교계는 기획재정부의 종교인 과세 세부기준안을 놓고 ‘우선 수용’과 ‘시행 유예’의 현격한 입장 차를 노출하고 있다. 천주교·불교·진보적 개신교계가 내년 1월 1일 시행을 기정사실화해 내부 검토와 조율에 들어간 반면 보수 개신교계는 종교적 특수성 침해를 들어 ‘과세 2년 유예’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를 제외한 종교계는 대부분 ‘선(先)수용, 후(後)대안 제시’의 입장을 정리한 표정이다. 천주교계는 이미 1994년부터 세금을 내온 만큼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2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사제는 원칙적으로 고용 형태를 지니지 않지만 수입을 세법상 근로소득에 준한 소득으로 감안해 자발적 납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계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정문 스님은 “종교인 과세 시행에 이견이 없어 종단에서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다만 복잡한 과세기준을 종교계 특성과 형편에 맞게 간소화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진보적 개신교단 연합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가장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종교인의 세금 납부는 국민 의무로서 당연한데 정부가 직무유기를 했다”면서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과세해 달라”고 주문했다.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하는 세무사찰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건강한 세무조사라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에 비해 보수 개신교계는 딴판이다. 목회활동의 특수성 훼손과 종교 자유의 침해를 근거로 ‘과세 2년 유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기본급의 범위에 목회활동비와 사역지원비 등이 포함된 데 대해 “목회활동은 종교활동인데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세적관리를 위해 법인·비법인사단과 재단, 1인 교회 등 다양한 형태의 종교단체와 종사자, 주소지 등 사전 파악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과세 체계 구축 준비가 안 됐음을 문제로 삼고 있다. 여기에 시행예고된 종교인과세법의 대상인 종교인 범위도 사실상 아무런 제한이 없어 향후 사이비종파들의 득세가 전망된다고 주장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3개 보수 개신교 연합체로 구성된 ‘개신교 종교인 과세 TF’ 간사 박요셉 목사는 “헌법상의 종교 자유와 정교분리가 세금이라는 수단으로 침해당할 우려가 크다”며 “당국과 종교단체 간 협력기구 설립을 통해 사전 협의된 구체적인 과세기준에 따라 자진 신고하면 납세의무가 종료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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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7-09-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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