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고시촌서 직장인 원룸촌으로… 77%가 나홀로族 신림동은 외로워

[커버 스토리] 고시촌서 직장인 원룸촌으로… 77%가 나홀로族 신림동은 외로워

입력 2016-05-20 23:04
수정 2016-05-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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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1인 가구 리포트

서울서 1인 가구 최다 관악구 신림동

“1990년대만 해도 이웃끼리 인사도 하고 맛난 것도 나눠 먹고, 사람 사는 맛이 났었지. 근데 땅값이 싸고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으니까 원룸들이 막 들어서더니 혼자 사는 직장인이 많아졌어. 출근 시간만 지나면 동네가 종일 고요해. 낮에는 도둑 걱정, 밤에는 치한 걱정인데 무엇보다 애들 울음소리가 없어. 다들 외롭지 않을까 싶어.”(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김모(54)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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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울음소리 없는 고요한 도시”

서울시내 25개 구 중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4%가 혼자 사는 가구다. 신림동은 그런 관악구에서도 으뜸이다. 1인 가구 비율이 77.4%로 네 집 가운데 세 집꼴이다. 당연히 서울 시내 전체 425개 동 중에서 최고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1인 가구 비중은 27.1%. 20년 후인 2035년이면 3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림동은 한발 앞서 나타난 우리의 미래 모습일 수 있다. 신림동과 인근 청룡동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생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지난 19일 오전 7시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은 승강장이건 개표구건 할 것 없이 초만원이었다. 길게 줄을 서 지하철 2대는 보내야 간신히 끼어 탈 수 있었다. 오전 6~9시 이곳에서 하루 평균 3만 286명이 지하철을 탄다. 1~4호선 119개 역사 중에 출근 시간 이용객이 가장 많다.

출근 전쟁이 끝나는 오전 9시쯤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직장인들이 떠난 동네의 정적이 시작된다. 아이가 없으니 보육시설과 입시학원은 동 전체에 각각 3개뿐이다. 노인요양시설은 아예 없다. 동네주민 이모(40·여)씨는 “무엇보다 원룸촌이 많아서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4년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건수는 6781건으로 송파경찰서, 영등포경찰서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였다. 경찰은 빈집털이, 야간 골목길 성추행 등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서 ‘범죄예방 진단팀’을 시범 운용하고 있다.

●낮엔 도둑 걱정, 밤엔 치한 걱정

퇴근 시간이 되자 직장인들은 간단하게 장을 보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다. 간단한 음료수와 스낵, 아침 도시락 등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신림동의 편의점 수는 51개로, 관악구 21개 동 중에서 가장 많다. PC방은 21개가 성업 중이고 부동산 중개사무소와 세탁소도 각각 86개와 23개다.

일부 직장인들은 신림역 인근 유흥가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오후 10시면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정, 유흥가 뒤편 주거지역의 오피스텔과 원룸 건물의 불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했다. 직장인 한모(29)씨는 “퇴근하고 집에서 혼자 TV를 보다가 보면 ‘무엇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면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할까’ 하는 허무함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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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6-05-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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