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피해 보상법 제정, 국가 보호를 받고 싶다

백신 피해 보상법 제정, 국가 보호를 받고 싶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5-06 17:10
수정 2021-05-0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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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의 K파일]

국민들 정부 미인정·대책 미흡에 불안
사망 사례 중 인과성 인정 1건도 없어
“특별법 제정으로 치료비 근거 마련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잘 마쳤다’는 후일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계속 늘어 88명에 이른다. 부작용 의심 환자도 연일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장까지 나서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 등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우선접종대상자로 분류되는 의료종사자, 경찰 내부에서는 저항감이 거세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1일 AZ 백신을 접종한 50대 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두 가지 형태를 보인다. 첫째는 백신에 대한 부작용, 둘째는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미인정과 대책 미흡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가 온 40대 간호조무사의 가족이 피해보상 지연을 호소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50대 여성 경찰관이 접종 사흘 만에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며 인과성을 밝혀 달라는 가족의 청원이 제기됐다. 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연대는 부서별 백신 예약률 비교 등 “접종을 놓고 실적 압박을 하지 말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는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정부의 백신 부작용 인정과 관련이 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지난달 30일까지 124건(사망 67건, 중증 57건)의 피해신고 사례 중 95.2%인 118건에 대해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망 사례 중 인과성 인정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첫 회의에서 4건만 백신 부작용 피해보상을 인정했다. 발열 등 모두 경증 이상반응이었다. 6일 0시 기준 이상반응 의심 신고건수는 1만 8260건이다.

의사 김모(39)씨는 AZ 접종을 하느냐고 묻자 “정부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데 왜 죽음을 감수하고 굳이 원치 않는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 부작용의 위험이 현저한 AZ는 절대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 “국가를 믿고 정부 방역에 충실히 따랐던 동료가 백신을 맞고 하루아침에 불구가 됐다”면서 “그런데도 산업재해 신청이나 피해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보상제도가 부실해 청와대 청원 등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소용돌이 정치’를 양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가방역 차원에서 발생한 백신 부작용에 대해 ‘선보상’ 등의 제도로 국가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법적 강요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넓은 범위에서 산재가 맞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동료 집단의 압력 문제일 수도 있다. 정부조차 충분한 인과성 데이터가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 백신 접종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국가가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백신 부작용 정보를 국가가 피해자에게 제공했는지 사실관계를 다퉈 볼 수 있는데, 핵심 쟁점은 백신 부작용 극복을 위한 금전적 부담을 누가 하느냐다”면서 “국가방역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인 만큼 국회가 나서서 치료비 등에 대한 법적 보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헌법 36조 3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정부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진다”고 밝혔다. 정부의 말에는 무게가 있어야 하고 책임 실현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복불복’ 백신에 대한 국민의 공포증도, 정부와 정치지도자의 소극적 태도도 모두 집단면역에 지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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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rik@seoul.co.kr
2021-05-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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