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제주도농업기술원장
제주 강동삼 기자
김태균 제주도농업기술원장.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 강동삼 기자
“기후변화를 위기로만 볼 게 아니라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김태균(58) 제주도농업기술원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산량 중심의 농업에서 벗어나 품질과 시장 수요를 중시하고 가공·체험·치유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확장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변화가 제주 농업의 위기이자 기회라는 의미는.
“기온 상승으로 감귤 착색이 늦어지고 열과 피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작물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아열대과수 재배 가능성이 넓어지고 난방비 부담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작물별로 기후변화에 유리한 조건을 찾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제주 농업의 구조적 문제와 해법은.
“월동채소 의존도가 높고 작황에 따라 가격 등락 폭이 크다는 게 문제다. 감귤은 생산액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월동채소는 생산량에 따라 농가 수입이 크게 흔들린다. 이를 개선하려면 월동채소를 대체할 새로운 소득작목을 발굴해야 한다. 모든 작목을 소규모로 분산 재배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가공·유통과 연계할 작목은 일정 규모로 집적화하고 소규모 농가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규모화와 다양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농업 전환은 어느 단계인지.
“AI가 농업 현장에 제대로 활용되려면 데이터 축적이 우선이다. 2024년부터 토양·기상·병해충·농가 경영 등 40종의 농업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인 ‘제주DA’를 구축하고 있다. 고령 농업인이 제주 사투리로 작업 내용을 설명해도 인식해 정리하는 음성 기반 영농일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농가별 경영 상태를 분석해 적정 비료 사용량을 알려주거나 기상과 작물 생육에 맞는 농작업을 안내하는 AI 영농브리핑도 추진한다.”
-스마트팜도 데이터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비가 오면 온실 창문이 닫히고 설정 온도에 따라 장치가 작동하는 것은 자동화다. 앞으로는 작물의 생육 단계와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물과 양분의 적정 공급량을 판단하고 이를 품질과 수량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 제주형 저비용 스마트 제어·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제빛나’를 활용해 농장별 생육·환경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기상과 토양 수분, 생육 상태, 당도와 수량 등을 함께 분석하면 품질을 높이는 관리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치유농업도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정서적 안정과 건강을 돌보는 분야다. 곶자왈과 오름, 감귤원 등 제주만의 자연·농촌 자원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농업기술원은 2022년부터 치유농장을 조성해 현재까지 27곳을 마련했고,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통해 52명이 2급 치유농업사 자격을 취득했다. 올해 1월에는 도내 치유농장 8곳이 우수 치유농업시설 국가인증을 받았다. 농산물 생산에 관광과 가공, 치유를 더하면 농가의 수입원을 다양화할 수 있다.”
-제주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어떤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시장에서 어떻게 판매하느냐가 중요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을 육성하고 생산부터 가공·유통·체험까지 연결해야 한다. AI와 스마트농업 기술을 접목하면 품질을 높이고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 기후변화와 농업 인력 감소 등 어려움이 크지만 작목과 생산 방식을 바꾸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세줄 요약
- 기후변화, 위기이자 기회로 활용 필요
- 생산량보다 품질·판매 중심 전환 강조
- 가공·체험·치유 결합한 6차 산업 제시
2026-10-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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