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정→LH 시행사 포기→SH 추진… 백사마을 ‘12년 잔혹사’

재개발 지정→LH 시행사 포기→SH 추진… 백사마을 ‘12년 잔혹사’

이성원 기자
입력 2021-04-19 21:02
수정 2021-04-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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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도심 철거민 1180가구 이주
주민들 ‘주거지 보전 방식’ 개발 갈등
저층형 임대주택 등 총 2437가구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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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을 인가·고시한 지난달 3일 백사마을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을 인가·고시한 지난달 3일 백사마을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104마을(백사마을)은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30-3에 있다. 옛 주소인 ‘산 104번지’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고, 흰 모래밭(白沙)처럼 허허벌판에 세운 마을 같아서 백사마을로 불렸다는 증언도 있다. 나무 한 그루 없어 황량했던 이곳에 처음 정착한 이들은 1960년대 도심 개발로 밀려난 판자촌 주민들이었다. 이후 재개발 논의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은 적은 보상비를 받아 떠나고 소수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서울시 기록에 따르면 1967~1968년 1180가구가 이주해 마을을 이뤘지만 지금은 200여 가구가 남았다.

백사마을의 재개발 논의는 토지주들이 1993년 ‘개발추진위원회’를 꾸리면서부터 시작됐다. 백사마을은 1980년대 가장 번성했다. 권력을 쥔 신군부는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준비했고, 판자촌 주민들에게 국공유지를 싼값에 넘겨 민심을 달랬다. 이때 백사마을 주민들은 토지주가 됐다. 이후 이곳에 섬유공장이 들어섰고 재개발 논의도 오갔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인 2008년 백사마을에 지정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되고 이듬해 5월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뉴타운 바람이 이곳까지 불었다. 처음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개발을 주도했다. 그러나 2011년 취임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전면 재개발 대신 골목길 풍경을 살리는 주거지 보전 방식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LH는 2016년 사업성 저하와 주민 간 이견 등의 이유로 시행사 자격을 포기했고 토지주 대부분은 마을을 떠났다. 개발에 걸림돌이 될까 싶어 빈집에 세입자도 들이지 않는 바람에 달동네 마을은 점차 황량해졌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었던 2017년 7월 SH가 백사마을 공공사업시행사로 선정됐고, 서울시와 노원구는 지난 3월 사업시행인가를 고시했다.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에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백사마을에는 최고 20층 아파트 34개 동(1953가구)과 함께 지상 1~3층 규모의 저층형 임대주택 136개 동(484가구)이 지어져 총 243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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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1-04-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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