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입력 2014-05-09 00:00
수정 2014-05-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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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높은 유료화에 ‘럭셔리 인생’…폼나는 강좌에 ‘樂셔리 황혼’

노인종합복지관 강좌는 무료가 나은가, 유료가 나은가. 당연히 대부분은 돈을 내지 않는 무료가 낫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사례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유료 강좌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운영 방식을 견학하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까지 서울 종로·송파구, 대구 수성구, 경기 화성시·수원시 광교, 울산 중구 등에서 이곳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국제노년노인학대회(IAGG)가 열렸을 때는 일본, 홍콩, 타이완 관계자들이 들러 한국에 복지관·센터 등 노인들의 공간이 따로 있는 것에 놀랐고, 더욱이 유료 운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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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시니어플라자 회원들이 색소폰을 불고 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강남 시니어플라자 회원들이 색소폰을 불고 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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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시니어플라자는 2011년 9월 문을 열었다.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로 서울시내 복지관 중 가장 크고 시설도 좋다. 강남구는 새 복지관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명칭을 강남 시니어플라자로 바꾸고 강좌를 유료로 운영하도록 했다. 약간의 경제적 부담이 오히려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복지관이 왜 돈을 받느냐’, ‘노인 갖고 장사해서 되느냐’, ‘구청장을 만나게 해 달라’는 등의 항의와 비난,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이에 “강좌료를 받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질 높은 강좌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자 유료화에 대한 반발은 차츰 누그러졌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지고 ‘우리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내줘 정말 좋다’거나 ‘복지관에 와서 그저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구가 시니어플라자 위탁운영자를 공모한 결과 사회복지재단 자광법인이 선정됐다. 자광법인은 운영을 맡으면서 고품격의 차별화된 노후 생활 수준 유지, 노인 참여와 통합의 사회적 분위기 지원 체계 구축을 내걸고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의와 동양철학·서양사·예술 등 인문학 강의, 인터넷·스마트폰 활용교육, 수필 창작·자서전 쓰기, 색소폰·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 민요·가곡·가요·합창 등 음악교실, 수채화·사군자·민화 등 그림교실, 탁구·댄스스포츠·요가 등의 스포츠 강좌를 분기별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41개였으나 2012년 1분기 63개로 늘어났고 1년이 지난 2013년 1분기엔 116개로 100개를 돌파했다. 올 2분기에는 166개로 증가해 2년 반 만에 프로그램이 4배 이상 늘어났다. 일례로 2개로 출발한 하모니카반이 지금은 초급·중급·고급·연주 등 10개로 불어났다. 지난해 5개의 강좌를 수강했던 이주현(69·여)씨는 올해부터 요가·라인댄스·사물놀이 등 7개를 듣고 있다. 이씨는 “강좌가 많아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가르쳐 줘 하루하루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월 수강료는 박용대 원장이 맡고 있는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와 ‘오페라 감상’ 등 8개를 제외하면 모두 유료인데 1만원부터 4만 5000원까지 있다. 탁구 등은 정원이 50~60명이지만 나머지는 10~20명으로 적정 인원이 편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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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그림 그리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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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습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첼로 연습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강남 시니어플라자 제공
강좌가 인기를 끌면서 수강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강의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힌 어르신들이 친구, 손자 등 가족들과 카톡 또는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워한다. 건강댄스 등은 대기자가 300명이나 돼 장기 대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선착순 모집으로 전환했으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강좌료를 내는데도 수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좌가 많아지면서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났기 때문이다.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플라자 회원이 되려면 60세 이상의 강남구 거주자로서 5000원의 가입비를 내면 된다. 60세 이하는 준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은 초기 2127명으로 출발했으나 해마다 늘어 올 2월 현재 8034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이 증가한 것은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이 좋아진 요인도 있지만 서비스 개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가을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회원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해 벌써부터 고민이다. 회원이 되면 보육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손자·손녀들을 돌봐 주는 키즈룸 서비스, 소모임을 위한 장소 대여, 아트갤러리, 도서관, 토요시네마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2000원에 해결할 수 있고 카페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물리치료실과 건강상담, 자녀결혼상담·재무상담·가족상담을 받을 수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해피미디어단은 시니어플라자 내 각종 행사나 생활 속의 에티켓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유튜브, 블로그 등에 올려 회원들과 공유한다. 정우영(76) 미디어단장은 스마트폰 작동법을 배워 ‘징검다리’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상을 타기도 했다. 그는 “단편영화를 USB에 담아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등 작은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말했다. 또 자선봉사단체인 해피체리티멤버스(HCM)는 회비를 모아 한 달에 2명에게 각각 50만원씩 지원하고 경로당을 찾아 여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한다.

강좌 유료화로 시니어플라자 경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2년부터 사업비를 강좌료로 충당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운영비도 경감되고 있다. 강남구청 김선아 주무관은 “사업 수익이 발생해 시니어플라자 지원금이 2013년 7억 8000만원에서 올해 7억 5000만원으로 줄어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구 재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성공을 거둔 데는 강남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 대학을 나온 사람이 60%일 정도로 고학력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료화를 하다 보면 노인복지관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잘사는 곳에서는 여유 있고 좋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은 부실한 프로그램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니어플라자 박정호 부장은 “가뜩이나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복지 비용을 대기도 벅찬데 유료 운영이 가능한 곳은 유료화하고 거기에서 남는 재원으로 부족한 노인복지관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장기요양제도도 일정 서비스 이상은 개인이 부담하는 등 유료화된 만큼 노인복지관 운영도 신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80세 이상은 시니어플라자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면서 “2000여명의 수강생 중 20~25%가 무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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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2014-05-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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