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갈등 넘어 소통으로] 110만 청년실업자의 항변

[세대갈등 넘어 소통으로] 110만 청년실업자의 항변

입력 2012-01-02 00:00
수정 2012-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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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20대” 치부하는 기성세대에 불만…양질 일자리 창출 무관심한 정부 못마땅

지난해 8월 서울에 있는 S대 법학과를 졸업한 서모(28)씨는 1년 넘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대기업 법무팀 입사를 목표로 독서실에 다니면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한 달 식비와 교통비, 수강비 등을 합쳐 65만원을 쓰는데 대부분 부모님이 주는 용돈에 의존한다. 식당 아르바이트도 나가지만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5만원에 불과하다. 서씨는 “나이는 먹어 가는데 취업문이 쉽게 열리지 않아 초조하다.”면서 “나름대로 시간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청년 실업자들의 고통이 나날이 깊어 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이 6.8%로 1년 전보다 0.4% 포인트 올랐다. 청년실업자 수는 27만 9000명이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연말 보고서를 통해 취업준비자와 실업자, 구직단념자, 취업무관심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청년 실업자’가 110만 1000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계청의 공식 집계보다 4배가량 많은 것이다.

서울 시내 10여개 대학과 노량진 고시촌, 정독도서관 등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부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 세대를 나약하다고 치부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4)씨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나오고 평균 학점은 B 이상이며 토익점수도 925점이다. 남들보다 모자라는 스펙(학점, 외국어 성적, 자격증 등 구직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조건)이 아닌데도 걸맞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정부와 사회가 청년 일자리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K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스포츠단체 취업을 희망하는 이모(29)씨는 “40~50대들은 경제부흥기에 취직해 쉽게 사회에 진출해서인지 지금 청년 백수들이 고생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중장년층은 어려운 시대를 지나와 생활력이 강하지만 지금 20대들은 편하게만 살아서 나약하다고 보는 시선이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S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도 “은행 창구 텔러가 되려고 해도 금융자격증 여러 개가 필요하다. 기업과 사회가 20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모 세대는 청춘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사회 구조적인 잘못도 개인이 떠맡아야 할 부분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씨는 “기존 정치권은 일자리 창출 등 청년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주제로 치고받고 싸운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를 지지해주고 적어도 공감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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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2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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