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제공
돌봄은 단순히 건강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와 정의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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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서 ‘돌봄’은 ‘건강 여부를 막론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고, 건강의 회복을 돕는 행위’ 또는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갖고 보호하며 살피는 일’로 설명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누군가를 돌봐야 한다. 그렇다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돌봄의 책임과 권리를 공평하게 걸머지고 있을까. 돌봄에 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돌봄의 정치학(사월의책)
‘돌봄의 정치학’(사월의책)은 정치학자 5명이 신자유주의적 불평등 구조의 심화, 저출생·초고령화로 인한 공동체 재생산 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 위기 등 다중 위기 시대의 해법으로 ‘돌봄’을 제시하고, 돌봄에 대한 정치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들은 돌봄을 사적·윤리적 사안이나 복지 담론의 한 영역이 아닌 정치와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봄은 사회적 서비스 확대와 정책 문제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민주적 정치공동체의 기본 가치와 원리 전반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담론적, 실천적 잠재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돌봄을 개인의 능력 이전에 사회적 역량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돌봄의 책임을 과도하게 떠맡고 있는 취약한 개인들에게 계속해서 ‘돌봄 벌칙’을 부과할 것인지, 반대로 공공정책과 사회적 실천을 통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돌봄을 매개로 증폭되는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국내 최고의 돌봄 연구자로 꼽히는 김희강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주형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대담에서 돌봄책임복무제, 돌봄부 설치, 돌봄연금 도입, 그리고 돌봄을 헌법적 가치로 명시할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돌봄의 철학(민들레)
‘돌봄의 철학’(민들레)은 미국의 철학자로 돌봄의 철학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밀턴 마이어로프(1925~1979)의 유일한 책으로, 인간이 어떻게 타인과 세계, 자기 자신을 돌보며 성장하는지를 사유한 현대 돌봄 철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마이어로프는 “돌봄은 누군가를 성장시키기 위해 혹은 무언가를 잘되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기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관계”로 정의한다. 교사는 학생들을 보살피면서 성장하고, 부모는 자식을 돌보면서 성장하는 것처럼, 돌보는 과정에서 신뢰, 이해, 용기, 책임, 헌신, 정직 같은 능력을 발휘하면서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돌봄에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를 돌보는 것도 포함된다. 성장하려는 나 자신의 욕구에 응답함으로써 나 자신을 돌볼 수 있고, 자신의 보호자가 돼 내 삶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두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돌보고 돌봄을 받으면서 사람은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경험하고, 누군가가 성장하도록 도울 때 그 사람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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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돌봄을 개인의 능력 이전에 어떤 문제로 봐야 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