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경성·2016년 서울 ‘주거난 평행이론’

1930년 경성·2016년 서울 ‘주거난 평행이론’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06-07 18:20
수정 2016-06-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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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 없는 서민 60% vs 58.8% 비슷… 전세서 월세 전환 흐름도 판박이

“요즈음 물가는 천정이 업시 앙등 또 앙등하야서 봉급생활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생활고의 구렁으로 모라넛는 이때에 작금의 경성은 사글세집이 다 나가고 업서서 전세가 엇지나 빗싸젓는지 주택난과 아울너서 이중 고통을 밧고 잇는 현상이여서 이대로 방님아얏다가는 중대한 사회문제를 야긔할 염녀가 잇다 하야…집주인들은 물가가 앙등한다는 것을 핑계삼어서 인위적으로 집세를 올려가지고 하급 쌀라리맨을 궁핍한 구렁으로 노라너헛슬뿐만 아니라….”(매일신보 1937년 5월 20일자 기사)

80여년 전인 1930년대 일제 치하 경성 시대에서도 지금의 서울처럼 극심한 주거난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임대 방식도 전세에서 월세로 대거 전환돼 지금과 꼭 닮은꼴이었다.

7일 이승일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1930∼1940년대 경성 거주 급여 생활자의 주거 생활’에 따르면 1939년 경성부(京城府)에는 77만 4286명, 15만 4223가구가 살았지만 가옥 수는 8만 5464동에 불과했다. 본인 소유 가옥이 없는 부민들은 집세를 지불하고 거주(借家·차가)하거나 방 한두 칸을 빌려 셋방살이(間借·간차)를 했다.

당시 신문기사 등을 종합하면 경성 인구 70여만명의 60%인 42만명이 자기 집 없이 차가 등으로 생활했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서울시민의 자가주택 보유비율 41.2%와 거의 비슷한 비율이다.

경성 시대에는 주택임대 방식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시기였다. 당시 전세는 가옥 소유자가 돈을 빌리면 채권자는 이자를 받지 않고 가옥에 거주하는 형태로 ‘전세가율’은 50∼70% 정도였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게 된 데는 매일신보가 지적하듯 물가상승의 영향이 컸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임차 기간이 긴 전세가 불리했다. 일본인들이 서울의 가옥을 대거 사들이면서 일본의 월세 관행이 유입된 탓도 있었다.

중산층인 당시 공무원들도 월급의 4분의1를 주거비로 지출하며 팍팍한 생활을 했다. 조선후생협회가 1940년 3월 조선총독부·경기도청·경성부청 직원 1953명의 주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선인은 월평균 61.59엔을 벌어 14.12엔(22.9%)을 차가 등 주거비로 지출했다.반면 일본인 직원의 수입은 127.78엔으로 조선인의 2배에 달했다. 주거비로는 평균 23.84엔을 썼는데 그만큼 넓은 집에 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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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6-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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