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족 사랑 느낄 수 있는 한 편의 동화…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따뜻한 가족 사랑 느낄 수 있는 한 편의 동화…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5-01 09:00
수정 2021-05-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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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고전의 깊이에 매력적 색채 더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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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공연 모습.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공연 모습.
세종문화회관 제공
지붕 위에 놓인 위태로운 바이올린처럼, ‘아버지’에게 그 위태로운 삶을 지켜주는 것은 전통이었다. 평생 지켜온 신념과 이전부터 정해진 길을 가는 것으로 폭풍 같은 삶을 단단하게 받쳤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들의 행복 앞에서 아버지의 믿음이 흔들리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오랜 시간 굳어진 관습 속에서 가족의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 기념작으로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방의 작은 유태인 마을 아나테브카를 배경으로 한 따뜻한 이야기다. 나라도 없고 땅도 없이 곳곳을 떠도는 신세이지만 가족들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 테비예가 아내와 다섯 딸들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조들부터 대대로 내려온 전통이었다. 그게 갈 곳 없이 위태로운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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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세종문화회관 제공
테비예는 중매로 결혼을 하는 민족의 전통대로 딸들에게 짝을 지어주려 했지만 번번이 어긋난다. 첫째 딸 자이틀은 부유하지만 나이 많은 정육점 주인에게 시집을 보내려 했지만 이미 가난한 재봉사이자 소꿉친구인 모틀과 사랑에 빠졌다. 둘째 딸 호들은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급진적인 혁명과 페르칙과 사랑을 나누게 됐고, 셋째 딸 하바는 유대인을 탄압하려는 러시아 군인 피에드카와 몰래 결혼식을 올린다. “나 몰래 약혼했다고? 장난해?” 딸들의 통보에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느끼지만 테비예는 이내 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전통도 바뀔 수 있지”라며 딸들 앞에서 평생 지킨 신념마저 흔드는 진정한 사랑과 포용을 보여준다. 특히 혁명운동을 하던 페르칙이 붙잡혀 시베리아로 유배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 떠나는 둘째 딸을 별 말 없이 떠나 보내는 그의 쓸쓸한 표정은 아버지의 안타까움과 사랑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코 끝이 시큰해진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자상한 아버지 테비예로 완벽 변신한 배우 양준모.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자상한 아버지 테비예로 완벽 변신한 배우 양준모.
세종문화회관 제공
샬롬 알레이켐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꾸며졌다. 이후 토니상 11차례, 아카데미상 3개, 골든글로브상 2개를 수상했다. 특히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을 비롯해 아름다운 넘버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1985년 서울시뮤지컬단이 초연했고 서울시뮤지컬단이 무려 여섯 차례나 제작하며 창단 60주년 기념 대표작으로 다시 선보였다.

서울시뮤지컬단과 신스웨이브가 공동 제작한 이번 공연은 탄탄한 고전의 깊이와 새로운 색채를 얹어 더욱 매력을 돋보였다. 박성훈, 양준모가 테비예를 맡아 자상하면서 유쾌하고 재치있는, 때로는 인자하고 때로는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아버지의 모습을 맛깔나게 연기한다. 서울시뮤지컬단과 함께 한 모든 캐릭터들과 함께 흥겹게 호흡을 맞추는 춤과 노래는 따뜻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샤갈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무대 배경은 짙은 선에 파스텔을 문지른 듯 색채를 넣어 동화 같이 아름답고 정겹다. 무엇보다 서로 지치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가족들이 다함께 공연장을 찾아 따스한 가족 이야기를 나누고 한 움큼 감동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반가운 작품이기도 하다. 공연은 1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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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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