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피가로의 결혼’…“오페라의 진짜 매력은 역시 중창”

[공연리뷰] ‘피가로의 결혼’…“오페라의 진짜 매력은 역시 중창”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5-31 17:50
수정 2018-05-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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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시작과 함께 주인공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하녀 수잔나의 신혼 방이 나오는 것에 익숙했던 관객이라면 지난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콘서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무대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맞아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연주회 형식인 ‘콘서트 오페라’로 꾸민 이날 공연은 대만 지휘자 샤오치아 뤼와 서울시향의 연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 전속 솔리스트인 베이스 장세종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 자리다. 장세종은 자타 공인 ‘피가로 전문가’다. 유튜브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유럽무대에서 열린 ‘피가로의 결혼’ 출연 장면이 대부분 검색될 정도다.

장세종의 국내 데뷔 무대로 주목받은 공연이었지만, 실제 무대에서 작품을 이끌고 간 것은 백작과 백작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리톤 공병우와 소프라노 홍주영이었다. 특히 백작 역의 공병우는 이름만으로도 믿고 볼 수 있을 만큼 노련하고 원숙한 연기로 무대 전체를 이끌었다. 긴장한 탓인지 1막에서 다소 불안했던 성악가들의 음정은 2막으로 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갔고,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졌다.

정식 오페라가 아닌 ‘콘서트 오페라’로 이날 하루 공연을 위해 준비된 무대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는 “본래 오페라 공연이라면 지휘자가 음악감독이나 예술감독으로 ‘디렉터’의 위치에 있게 되지만, 콘서트 오페라에서는 그런 위치에 있지 못한다”면서 “콘서트 오페라라는 버전에 대한 적응력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가로의 결혼’은 아리아뿐만 아니라 2중창과 3중창, 7중창 등 중창의 비중이 큰 앙상블 오페라다. 3막 후반부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함께 부르는 ‘편지의 2중창’(산들바람은 불어오는데) 등 극중에 나오는 2중창은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날 수잔나 손지혜와 백작부인 홍주영이 함께 부른 편지 2중창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백작과 백작부인, 수잔나가 부르는 3중창과 2막의 7중창 등 대부분 중창곡은 무대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전문 오페라 공연장과 달리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성악가들의 뒤에 위치하는 상황에서도 성악가들의 앙상블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날 공연을 보고 온 오페라 팬들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그래, 오페라의 진짜 매력은 역시 아리아보다는 중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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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6-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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