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50~60년대 은막 스타 롤로브리지다 지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50~60년대 은막 스타 롤로브리지다 지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1-17 05:09
수정 2023-01-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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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여배우이자 사진작가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2012년 11월 16일 제7회 로마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미스 이탈리아 선발대회에 관한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여배우이자 사진작가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2012년 11월 16일 제7회 로마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미스 이탈리아 선발대회에 관한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여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95세를 일기로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변호사였던 줄리아 시타니는 로마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할리우드 황금 시대를 이끈 배우 가운데 몇 안 남은 생존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세상을 뜬 것이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 영화 역사의 반세기 이상을 이끈 주연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녀의 매력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추모했다. 고인, 브리지트 바르도와 함께 섹시 스타로 경쟁했던 소피아 로렌(88)의 대변인은 롤로브리지다의 죽음에 로렌이 “큰 충격을 받고 슬퍼했다”고 밝혔다.

롤로브리지다는 1927년 7월 4일 로마에서 동쪽으로 50㎞쯤 떨어진 수비아코 마을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가구업자였다. 10대 시절 조각을 공부하며 모델 일을 하다 영화감독 마리오 코스타의 눈에 띄어 1946년부터 단역으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1947년 미스 이탈리아 선발대회에 참가, 3위에 입상한 전력도 있다.

그는 1950년대 ‘지중해의 섹스 심벌’로 통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프랭크 시내트라, 율 브리너, 록 허드슨 등 숱한 남자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거나 염문을 뿌렸다. 할리우드의 실력자 하워드 휴즈가 스무살 연상인데도 그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1953년 루이지 코멘치니 감독의 ‘빵과 사랑과 꿈’으로 영국 아카데미(BAFTA) 외국영화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고,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같은 해 험프리 보가트 상대 역으로 ‘악마를 물리쳐’에 출연해 처음 영어 영화 경험을 했다.

1956년 장 들라누와 감독의 ‘노틀담의 꼽추’에 에스메랄다 역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1959년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에도 출연했다. 1968년 ‘애인 관계’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을 일곱 차례나 거머쥐었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1959년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비벌리 힐스 호텔 수영장 옆에서 잡지를 읽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1959년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비벌리 힐스 호텔 수영장 옆에서 잡지를 읽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만 60편이 넘고 반세기나 영화 일을 해 롤로브리지다는 2018년 할리우드 명예의거리에 헌액됐다.

고인은 1970년대부터 사진기자와 기자, 건축가로도 활동했다. 사진집도 여러 권도 펴냈는데 폴 뉴먼, 살바도르 달리, 헨리 키신저, 엘라 피츠제럴드, 오드리 헵번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1975년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와의 독점 인터뷰로 주목받았다. 1997년 은막에서 은퇴한 뒤 1999년 유럽의회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 상원의원으로 출마했으나 소속 정당이 비례대표를 배출할 수 있는 득표에 실패해 낙선했다. 그 뒤 집안에서 넘어져 대퇴부 수술을 받기도 했다고 현지 일간 코레이르 델 세라는 전했다.

유족으로는 1949년 결혼했다가 1971년 이혼한 슬로베니아 의사 밀코 스코피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안드레아 밀코와 손자 디미트리가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자신보다 서른네 살이나 적은 스페인 사업가 하비에르 리가우와 약혼했다가 2007년 공식 결별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1월 21일이다.이탈리아 TV의 간판 버라이어티쇼에 출연, 재산의 상당 부분을 전 집사에게 남기겠다고 유언장에 쓴 이후 상속 재산을 둘러싸고 아들, 손자와 기나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나는 평화롭게 살고 죽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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