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들 자정에 신나게 노는 사진 올리는 이유

인도 여성들 자정에 신나게 노는 사진 올리는 이유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8-10 00:05
수정 2017-08-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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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들이 자정만 되면 집밖에서 노는 자신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 등에 올려 정치인의 고리타분한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신데렐라가 아냐’ 해시태그를 달고서다.

발단은 지난 4일 밤(이하 현지시간) 인도 북부 찬디가르 시에서 DJ로 일하는 바르니카 쿤두란 여성이 귀가하던 중 두 남자가 그녀가 운전하는 차를 따라붙으면서였다. 한 남성은 집권 여당인 바라티야 자나타 당(BJP)의 유명 정치인 비카스 바랄라의 아들이었다. 바랄라의 아들은 9일 경찰에 체포됐는데 죄목은 스토킹과 음주운전, 납치 미수 등이었다.

쿤두는 페이스북에 “미행을 당했으며 거의 납치될 뻔해” 만약 경찰이 재빠르게 구조 요청에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도랑 어딘가에 성폭행 당해 버려졌거나 살해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자 하랴나주 출신 BJP 고위 간부인 람비르 바티가 되레 쿤두 잘못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바티는 한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녀들은 밤 12시에 바깥을 돌아다니면 안된다. 왜 밤늦게 운전을 하고 돌아다니느냐?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잘 살펴야 한다. 밤에 돌아다니게 해선 안된다. 아이들은 제때 귀가해야 한다. 왜 한밤에 밖에 돌아다니느냐?”고 흰소리를 했다.
이래서 밤 12시만 되면 귀가해야 했던 신데렐라가 아니란 항변이 해시태그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맨처음 밖에서 노는 사진들을 올리자고 제안한 이는 야당의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디뱌 스판다나로 한때 람야란 예명으로 활동했던 영화배우 출신이다. 그녀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왜 여성들은 한밤중 외출하면 안되나요? 바티 같은 분들에게 우리의 통금 시간을 정해주고 싶은 거냐고 묻고 싶어요. 또 우리를 심문하고 싶은 거냐고 묻고 싶어요. 이건 정말 반동적인 정신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판다나는 지난 7일 저녁부터 ‘WhatsApp’ 그룹으로 묶인 이들에게 다음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메시지는 “숙녀분들요. 나아지는 법을 결코 모르는 지도자의 입에서 이런 반동적인 얘기를 얼마나 자주 들었던가요? 나라면 ‘아주 자주’라고 답할 것이다. 이제 그들은 우리에게 집 밖에 나갈 수 있는 시간과 안 되는 시간을 말해주겠다고 한다. 이건 멈춰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 캠페인에 가세한 이들 중에는 야당인 의회당 지도자이며 전직 대통령 프라납 무케르지의 딸인 샤르미스타 무케르지도 있었다.

언론인 팔락 샤르마는 술 한잔 마신 뒤 카메라를 향해 도발적인 윙크를 날리는 사진을 올렸고, 대담한 행동에 감명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그녀는 “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수많은 협박을 받았다. 창녀, 쓰레기란 욕설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생각해보라. 난 언론인이고 정부가 운영하는 매체에서 일한다. 만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트윗 하나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겁나지 않는다.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다. 한밤중 꼭 집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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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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