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 공동 선언 엇갈린 반응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 공동 선언 엇갈린 반응

입력 2013-01-18 00:00
수정 2013-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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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일치된 모습에 환영” “다종교 배격 조항 WCC와 상충”

‘일단 손은 잡았는데 끝까지 함께 완주할 수 있을까.’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놓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난 13일 공동 선언문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가 ‘화합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환영과 ‘신학적, 신앙적 대화 없이 급조된 이벤트’라는 걱정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는 10월 총회 개막까지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개신교 보수·진보 진영의 합의를 환영하는 측은 “국가적, 사회적으로 큰 행사를 앞두고 더 이상 한국 교회가 갈라진 채 싸울 수 없다”며 적극 참여할 입장을 속속 밝히고 나섰다. 특히 부산 총회 개최 확정 후 WCC를 ‘이단’이니 ‘적그리스도’로까지 몰아붙이며 부산 총회를 노골적으로 반대해 온 보수 교단의 입장 변화가 두드러진다. 어차피 총회 개최가 확정된 만큼 연합과 일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쪽으로의 극적인 반전인 셈이다. 실제 한기총과 NCCK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WCC 부산 총회 개최에 대한 보수 교단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다”고 밝혀 강경 입장의 보수 교단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환영, 기대 입장과는 달리 NCCK와 한기총의 합의를 ‘WCC 정신에 위배되는 제스처’로 보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그 우려의 바탕은 공동 선언문의 내용이다. 양측이 공표한 공동 선언문의 합의 내용은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 연애 등 반대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 ▲성경 66권의 무오성 천명 등 네 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우려의 시각이 쏠리는 부분은 ▲종교다원주의 배격과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다. 얼핏 봐도 사회의 공동 선을 지향하고 교회 교류와 일치의 정신을 강조하는 WCC와 상충되는 조항들이다. 따라서 WCC가 기본 정신을 외면한 한국 개신교계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놓고 근본적으로 WCC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 교단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17일 열린 NCCK 회의와 실행위원회에서도 ‘보수 교단을 의식한 지나친 양보’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특히 WCC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교회와 종교 간 교류, 일치 차원에서 WCC 부산 총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천주교 측의 눈길이 곱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총회 개막까지 보수 교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동 선언의 합의 내용에 대한 수정·보완과 진정한 교회 연합을 위한 보수, 진보 양측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기독교계의 유엔’이라는 WCC 부산 총회의 원만한 개막과 성공 개최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한편 오는 10월 30일~11월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0차 WCC 총회에는 세계 349개 교단 대표자와 선교·사역 단체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해 세계 평화와 지구촌 생태 환경, 여성 인권 신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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