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입력 2012-10-10 00:00
수정 201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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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앞두고 독창회 여는 여성 신학자 최영실 성공회대 교수

“별 게 아닌데 너무 많이 관심들을 갖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 여성신학자의 삶과 노래’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여는 최영실(63·여성신학) 성공회대 교수. 정년 퇴임을 1년 4개월 앞두고 단단히 벼른 은퇴 세리머니 준비 탓일까, 9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도 쉰 목소리가 역력했다.

최영실 성공회대 교수
최영실 성공회대 교수


“신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독창회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요. 그것도 은퇴기념 세리머니니까.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보통 대학교수라면 정년 퇴임을 앞두곤 기념논문집이며 출판기념 쪽에 더 힘을 쏟을 터. “애써 만들어 선사해 봐야 읽지도 않는 논문집을 내느니 저의 신학적 여정을 노래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줄곧 솔로며 교회 성가대에 빠지지 않았다는 최 교수.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에 더해 이화여고 시절 교목이었던 변선환(1995년 별세) 전 감리교신학대학장으로부터 받은 종교적 감화가 컸단다. 그토록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의사였던 아버지의 반대에 막혀 신학이 아닌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대학원에서 기독교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언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이어간 여성 신학자다.

“독창회를 준비하다 보니 제가 겪었던 신학적 여정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학을 하게 된 개인 사정 말고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 그리고 숱하게 만난 보수·진보 쪽 인사들….” 책 한 권을 엮어도 되겠다 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평소 취향따라 그냥 노래로 풀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모임 자리에서 틀에 박힌 설교며 대화보다 노래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개신교계에선 독특한 신학자로 소문 난 최 교수. 60세 때 성공회대에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성악가이지만 신학으로 연결해 노래에 쏟는 열정이 만만치 않다.

독창회에서는 모두 12곡을 부를 예정. 1·2부로 나누어 각각 ‘그리움’과 ‘사랑’의 테마를 담은 가곡과 성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솜씨를 발휘한다. 신학적 궤적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들에 얹어 동생인 최영애 인권위 전 상임위원이 그의 지나온 삶을 내레이션으로 풀며, 대한성공회 사제중창단도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1990년부터 성공회대 신약학·여성신학 교수로 재직해 왔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교수. “제 독창회가 보수·진보 쪽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웃음 섞어 불쑥 던진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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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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