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푸대접받았다” EU 수장의 성차별 성토

“여자라서 푸대접받았다” EU 수장의 성차별 성토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4-27 20:38
수정 2021-04-2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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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소파게이트’ 비판

터키, 지난 정상회담서 좌석 배치 홀대
“여자로서 상처받았고 혼자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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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신화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신화 연합뉴스
“내가 슈트 차림에 넥타이를 맸어도 이런 일을 당했겠나.”

이달 초 터키를 방문했다가 의전 ‘푸대접’을 받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당시 상황이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공개 석상에서 작심 성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연설에서 “나는 EU의 집행위원장이자 이 자리에 오른 첫 여성으로서 대우받기를 바랐다. 하지만 터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여성이라서 하대당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여성이자 유럽인으로서 상처받았고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6일 EU·터키 정상회담에서 좌석을 배정받지 못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부터) EU 집행위원장이 상석에 앉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멀찍이 떨어져 어색하게 지켜보는 모습. 터키대통령궁 제공 비디오 캡처
지난 6일 EU·터키 정상회담에서 좌석을 배정받지 못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부터) EU 집행위원장이 상석에 앉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멀찍이 떨어져 어색하게 지켜보는 모습.
터키대통령궁 제공 비디오 캡처
지난 6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터키 정상회담을 위해 앙카라를 찾았는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만 나란히 상석에 앉고 그를 위한 별도의 좌석이 마련돼 있지 않은 녹화 영상이 공개되면서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회담장에 나란히 앉은 두 남성을 보며 놀라고 당황한 폰데어라이엔은 한동안 뻘쭘하게 선 채로 기침 소리를 내며 오른손을 들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끝내 그들과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하고 상석에서 떨어진 긴 소파에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 보고 앉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EU 집행위원장은 국가로 치면 대통령이나 총리와 같은 지위로, 상임의장과도 같은 예우를 받는 게 원칙이라는 점에서 ‘외교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이에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위원장 대변인은 곧장 항의했고, 유럽 언론은 이 사건이 여성 정치인에 대한 터키의 무시와 차별이라며 ‘소파게이트’(sofagate)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은 “내가 남자라면 이런 일을 당했겠나. 어떤 회의에서도 의자가 부족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여성 정치인을 남성과 동등하게 여기지 않는 뿌리 깊은 관습을 비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이런 회의에서 아예 여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 자리의 여성 의원들께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것”이라며 “이는 좌석 배치나 의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핵심에 미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소파게이트’ 당일 같은 팀인데도 침묵으로 일관한 미셸 의장을 앞에 두고 이뤄졌다. 그는 정상회담이라는 방문 목적을 해칠까 봐 현장에서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며 재차 해명하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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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4-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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