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환영한 ‘홍콩판 보안법’… 美·EU “광범위하고 모호” 우려

중국만 환영한 ‘홍콩판 보안법’… 美·EU “광범위하고 모호” 우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3-21 03:43
수정 2024-03-21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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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일보 “대다수 권리·자유 보장”
기업들 선불폰 사용 등 대처 나서

홍콩 입법회(의회)가 지난 19일 외세와 결탁한 반역 행위에 종신형까지 선고하는 ‘국가안전조례’(홍콩판 국가보안법)를 통과시키자 중국은 즉각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법 적용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면서 우려를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자 신문 한 면을 통째로 할애해 홍콩 국가안전조례 입법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신문은 “국가안보를 해치려는 극소수에게 이 법은 날카로운 칼이지만 절대다수 홍콩 주민과 외국 투자자에게는 자신의 권리와 자유, 재산, 투자를 보장하는 수호신”이라고 전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도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은 일국양제를 지키고 홍콩의 번영·안정을 지키며 외국 투자자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사무소 역시 “홍콩 국가안보조례는 세계 각국 국가안보 수호 입법 추세와 홍콩 관습법 제도에 부합한다”고 입법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항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한때 개방적이던 홍콩의 폐쇄를 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법에 규정된 ‘외세의 간섭’이란 표현을 두고 “매우 모호하다”고 비판한 뒤 “미국 시민뿐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 법안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EU도 성명을 통해 “이 법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와 정치적 다원주의를 침해한다”면서 “과도한 처벌과 소급 적용 가능성 등에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외교부도 데이비드 캐머런 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홍콩이 누리는 권리와 자유를 더욱 훼손할 것”이라면서 “홍콩에서 살고 일하고 사업하는 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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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홍콩 국가안전조례를 우려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와 KPMG는 직원들에게 ‘홍콩 출장 시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선불폰을 사용하라’고 요구했고, 미국 로펌 레이텀앤드왓킨스도 홍콩 사무소 변호사들에게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권한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2024-03-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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