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가 없이 SNS에 “홍콩독립” 올려도 잡혀갔다

시위 참가 없이 SNS에 “홍콩독립” 올려도 잡혀갔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7-31 01:38
수정 2020-07-3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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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 공포 통치

홍콩과 중국의 국기가 홍콩 정부청사 인근 감시카메라 옆에 나란히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과 중국의 국기가 홍콩 정부청사 인근 감시카메라 옆에 나란히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화 운동 주도한 홍콩대 교수 해임도
국제인권단체 “시위 사라지고 자유 위축”

지난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됐다. 홍콩 정부의 압박이 계속 높아져 주민들의 자유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경찰이 보안법을 앞세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들을 체포했고, 홍콩 최고 명문인 홍콩대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던 교수를 해임했다.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16~21세의 학생 4명을 체포했다. 홍콩 독립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만들어 ‘홍콩공화국’을 세우려고 한 혐의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뒤 시위 참가가 아닌 이유로 체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제독립당’이라는 조직 건립을 선포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식민지를 거부하고 홍콩 독립을 선전한다”고 밝혔다. 체포된 학생 가운데 지난해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단체 ‘학생동원’의 창립자 토니 청이 포함됐다고 SCMP는 전했다. 10대 학생 몇 명이 SNS에 홍콩 독립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체포까지 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앞서 홍콩대는 28일 회의를 열어 ‘우산 혁명’을 이끈 베니 타이 법대 교수를 해임했다고 홍콩명보가 전했다. 홍콩대 이사회는 타이 교수의 해임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18표, 반대 2표로 가결시켰다. 타이 교수는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도심을 점거한 우산 혁명을 주도했다. 지난해 4월 공공소란죄 등 혐의로 징역 1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타이 교수는 항소했지만 홍콩대 이사회는 법원의 1심 판결을 받아들여 조치에 나섰다.

타이 교수는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회(한국의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민주파 진영의 압승에 힘을 보탰다. 오는 9월 치러지는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괘씸죄’에 걸린 것으로 본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을 평가하는 성명에서 “홍콩 당국이 홍콩보안법을 적용해 평화적인 발언을 기소하고 학문의 자유를 축소하는 등 홍콩인들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냉각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홍콩에서는 보안법에 대한 공포 탓인지 주권 반환일인 지난 1일 수천명이 참여해 시위한 것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정치 행사가 자취를 감췄다.

한편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고 SCMP가 보도했다. 9% 수준의 역성장은 홍콩 정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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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7-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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