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철권 통치’ 하메네이, 뚜렷한 후계자는 없다

37년 ‘철권 통치’ 하메네이, 뚜렷한 후계자는 없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6-03-01 13:57
수정 2026-03-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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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합동 공격 이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한 여성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다.   카라치 EPA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합동 공격 이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한 여성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다.
카라치 EPA 연합뉴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격으로 사망한 뒤 이란은 당장 후계자를 찾아야 할 상황에 마주했다. 하지만 누가 후계자가 될지 유력한 인물은 없고, 복수의 후보자만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뒤 1989년부터 철권 통치로 37년간 집권한 독재자 하메네이에게는 공식 지명된 후계자가 없었다. 이에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선출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차기 지도자를 선출할 예정이라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79년 이란 정권 수립 이래 후임 최고지도자 선출은 1989년 6월 3일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숨졌을 때 하메네이가 급히 선출된 사례가 유일하다. 이란 헌법상 새 지도자는 남성이어야 하며, 정치적 역량과 도덕적 권위를 갖춘 성직자로서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충성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기습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란 최고 군사 기관인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출신 등 강경파 인사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후임자의 영향력이 어떨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CNN은 복수의 인물을 후계자로 꼽았다. 첫째로 거론되는 인물은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다. 그는 이란 정치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IRGC와 그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와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러나 이란의 정치적 주류인 시아파 무슬림 성직자 계층은 1979년 팔레비 왕조를 축출한 뒤 수립된 이란에서 부자 간 권력 승계를 좋게 보지 않는다. 또 모자타바가 이슬람의 고위 성직자가 아니고, 정권 내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두번째로 거론되는 인물은 알리레자 아라피다. 아라피는 공직 경험이 있는 유력한 성직자이자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그는 현재 전문가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고, 선거 후보자와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을 심사하는 강력한 기관인 수호자평의회 위원으로도 활동해 왔다. 또한 이란 신학교 시스템의 수장이다. 다만, 아라피는 정치적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군사 안보 기관에 영향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인물은 하산 호메이니로, 이슬람 공화국 창시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다. 그는 호메이니 묘소의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주요 공직을 맡은 적이 없고, 국가 안보 기관이나 엘리트 통치 계층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는 걸로 알려졌다. 동료들보다 강경 노선을 덜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6년 전문가회의 선거 출마가 금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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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메흐디 미르바게리도 후계자로 거론된다. 그는 강경파 성직자이자 전문가회의 의원으로, 성직자 계층 내 가장 보수적인 파벌을 대표한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대해 “세계 인구의 절반이 죽는 것조차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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