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의문사 일년 뒤 이란 의회, ‘복장규정 어긴 여성에 징역 10년’ 법안 통과

히잡 의문사 일년 뒤 이란 의회, ‘복장규정 어긴 여성에 징역 10년’ 법안 통과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21 07:54
수정 2023-09-2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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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은 이란 소녀가 지난 13일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반대편에 제대로 히잡을 두른 여인이 걸어오고 있다. 앞으로 이런 행동을 계속했다간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EPA 자료사진
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은 이란 소녀가 지난 13일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반대편에 제대로 히잡을 두른 여인이 걸어오고 있다. 앞으로 이런 행동을 계속했다간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EPA 자료사진
이란 의회가 엄격한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여성에게 형량과 벌금을 높인 말썽많은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제대로 입지 않으면 3년형은 기본이고, 최고 10년형에도 처해질 수 있도록 했다. 법으로 발효되려면 아직 절차가 하나 남아 있다. 이른바 수호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엄격한 율법을 강조하는 이 나라 지도부를 생각할 때 거의 이대로 될 것으로 보인다.

마흐사 아미니(당시 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억울한 죽음을 당해 이란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일을 그만 두라고 외쳐댄 지 일 년이 흘렀지만 이란 당국은 오히려 한 술 더 떠 형량과 벌금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샤리아 율법에 따르면 여성들과 사춘기가 지난 소녀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고 몸매가 드러나지 않도록 길고 몸에 작 달라 붙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한다. 현재는 교도소 가도 좋다며 위험을 감수하는 이들에게 10일~2개월형 아니면 5000~50만 리알의 벌금을 물렸다. BBC는 암시장 환율로 0.1~10.14 달러라고 전했다.

그런데 이란 의회는 이날 152 대 34 압도적 표결로 ‘히잡과 정숙함(Chastity ) 법안’을 가결시켜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의상을 걸친 이들은 율법에 따른 4등급 처벌을 받게 된다. 징역 5~10년형과 벌금 1억 8000만~3억 6000만 리알(3651~7302 달러)이다.

법안에는 또 미디어와 소셜미디어가 나체를 홍보하거나 히잡을 놀림감 삼으면, 여성 운전자나 승객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고 제대로 옷을 입지 않으면 차량 소유주에게 벌금을 물리도록 권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나아가 조직적인 방법으로나 해외나 적대 정부와 협력해 복장 규정을 위반하도록 부추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5~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초에 8명의 독립적인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젠더 학살의 한 유형으로 묘사될 수 있으며, 당국은 여성과 소녀들을 짓누르려는 의도로 체계적인 차별을 통해 통치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 법 초안은 여성과 소녀들에게 폭압적인 사법으로 비칠 정도로 심각한 응징을 부과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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