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 추진’ 카자흐, 러와 거리 유지하며 中·서방 밀착 외교 가속화

‘서구화 추진’ 카자흐, 러와 거리 유지하며 中·서방 밀착 외교 가속화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11-21 17:42
수정 2022-11-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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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아스타나에서 대선 투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 뒤 치른 이번 조기 대선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80%가 넘는 득표율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아스타나 신화 연합뉴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아스타나에서 대선 투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 뒤 치른 이번 조기 대선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80%가 넘는 득표율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아스타나 신화 연합뉴스
중앙아시아 최대 부국인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러시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헌을 통해 임기 7년의 첫 단임제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69) 현 대통령이 러시아보다는 중국·서방과 밀착하는 ‘다자 줄타기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기 대선 개표 결과 토카예프 대통령이 81.3%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기 대선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에 전격 서명하고, 잔여 임기를 단축해 치른 것이었다. 대선 승리로 2024년 끝나는 그의 임기는 2029년까지 늘어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수도 아스타나의 한 투표소에서 “지정학적 위치와 우리의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다자 벡터 외교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최근까지도 러시아의 세력권에 있었다. 지난 30년 가까이 독재국가나 다름없었지만, 2019년 6월 토카예프가 집권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전임자의 권위주의 행보를 답습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에 힘을 실어주는 서구식 권력분립형 개헌을 주도했다. 대통령 임기를 단임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카자흐스탄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태도가 바뀌었다.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우리도)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커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인정하지 않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정보공유 협정도 맺어 모스크바를 불편하게 했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태도 변화를 배신으로 간주하고 은밀히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국·미국·유럽연합(EU)와 교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래 전부터 카자흐스탄에 공을 들여 왔다. 2013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처음 발표한 장소도, 지난 9월 대면 정상외교를 재개한 첫 순방지도 카자흐스탄이었다. 이달 6일 도널드 루 미 국무부 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카자흐스탄을 찾아 2500만 달러(335억원)를 제공하기로 했고, EU도 카자흐스탄을 ‘러시아를 대체할 새 에너지 구입처’로 물색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토카예프는 자국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러시아와 ‘같은 패’로 묶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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