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北 불만 섞인 경고에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미국, 北 불만 섞인 경고에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5-03 07:18
수정 2021-05-0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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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北에 새 제안은 안 내놔…협상 재개 난항 전망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비난한 북한에 대해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과거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노선에서 탈피해 실용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방향을 재확인했지만, 새 제안을 내놓는 대신 북한의 호응을 주문하는 쪽에 방점을 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데 대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이 한국시간 2일 담화를 내고 “대단히 큰 실수”, “실언”이라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은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태로 최근 미 국무부 대변인의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성명에 두고서도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 두 성명은 시기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30일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 담화가 새 대북정책에 대한 직접 평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북한 입장에서 적대정책 철회 등 만족할 만한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새 대북 정책이 ‘전부 또는 전무’(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 방식이 아니라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라고 언급하며 과거 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기조 역시 재확인했다.

지난달 30일 백악관 대변인이 정상 간 담판을 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괄타결’이나, 지속적 압박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우리는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과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관심을 끌 만한 새로운 제안이나 유인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이는 북한에 제재 완화 등 ‘당근’을 먼저 내놓아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양측이 일단 만나는 것이 수순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이란 핵합의 복귀 협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든 취임 초기 미국은 이란의 핵합의 준수, 이란은 제재 완화를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며 기 싸움을 벌이다 결국 핵합의 당사국이 꾸린 협상 틀을 통해 양국이 간접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기류에는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같은 유화책을 먼저 제시하는 데 대한 미국 내 조야의 부정적 인식이 매우 강한데다 설령 당근을 내놓더라도 북한이 쉽사리 대화에 응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상황 판단의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에 “우리가 고려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내비치며 기존의 대북 제재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결국 적대정책 철회와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제시한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주문하는 미국 간 당분간 치열한 기 싸움과 줄다리기 속에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상황 역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미국도 상응한 조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그 목표(비핵화)를 향한 길에서 진전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 조처에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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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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