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백신여권’ 속도 내지만… 불평등 극복·재감염 차단이 관건

각국 ‘백신여권’ 속도 내지만… 불평등 극복·재감염 차단이 관건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3-09 22:28
수정 2021-03-10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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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아시아 국가들도 적극 추진
中, 해외여행용 앱 ‘건강증명서’ 출시
獨 “여름 전에 회원국 국민 이용할 것”

“선진국만 혜택”… 반대 목소리도 거세
WHO “면역력 얼마나 지속될지 몰라”
정부 “과학적 근거·세계 추세 보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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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자 각국이 ‘백신여권’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백신여권 제도란 감염병 백신을 맞은 이들이 전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올여름부터 해외여행을 재개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못한 이들이 차별을 받을 수 있고, 접종 효과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우려도 크다.

9일 환구시보는 “중국 외교부가 해외여행용 백신여권 애플리케이션(앱)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과 백신 접종을 상호 인증해 입출국 시 격리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홍콩과 마카오에 시범 도입해 본토 입국 시 격리(14일)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과도 백신여권 채택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관광국가인 태국도 다음달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는 입국자의 경우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한다. 태국은 2019년만 해도 해외여행객이 400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감염병 확산 여파로 670만명에 머물렀다. 태국은 백신여권을 통해 2023년 외국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백신 접종을 개시한 유럽 지역에서 상당수 국가가 백신여권 발급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그리스와 스페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출입국 제한을 없애자”고 주장한다. 백신여권에 회의적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달 2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뒤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여름 전에는 회원국 국민들이 백신여권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여권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 세계 인구의 5%도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만 ‘여행의 자유’를 주는 것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국민의 백신 접종 여부를 모두 파악해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백신여권의 모델로 거론되는 중국 코로나19 앱 ‘젠캉바오’는 지방정부가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허가된 백신의 접종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아직 모른다. (백신여권 허가 시) 선진국 국민에게만 혜택이 갈 수 있어 불공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앨리슨 톰슨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조만간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여권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WHO 등의 반대에도) 결국 각국 의회가 (도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과학적인 근거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해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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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1-03-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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