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돌려달라!”…홍콩 민주주의 외친 ‘송환법’ 반대 시민들

“내 눈을 돌려달라!”…홍콩 민주주의 외친 ‘송환법’ 반대 시민들

오세진 기자
입력 2019-08-13 16:38
수정 2019-08-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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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전날 시위에서 경찰이 쏜 빈백건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여성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들이 홍콩국제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자 공항 측은 이날 오후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전날 시위에서 경찰이 쏜 빈백건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여성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들이 홍콩국제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자 공항 측은 이날 오후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의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실명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격화됐다.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한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고 완전한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13일 CNN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든 시민들은 오른쪽 눈을 안대나 붕대로 가린 채 “부패한 홍콩 경찰은 내 눈을 돌려달라”고 외치며 홍콩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눈을 돌려달라’는 시민들의 외침은 공항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경찰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가진 게 없다. 그게 바로 당신이 우리를 쏜 이유인가”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SCMP와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침사추이 지역에서 열린 송환법안 반대 집회·시위에서 한 여성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았다.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져 6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결국 실명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집회·시위에서 한 여성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은 모습.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져 6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결국 실명 판정을 받았다. AFP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11일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집회·시위에서 한 여성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은 모습.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져 6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결국 실명 판정을 받았다. AFP 연합뉴스
이 사실이 전해지면서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 또는 붕대로 가리고 홍콩국제공황에 몰려들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공항 곳곳에는 검은 스프레이로 쓴 ‘눈에는 눈’이라는 낙서도 눈에 띄었다.

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송환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사안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홍콩 남성 범죄인을 대만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자칫 홍콩에 있는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중국으로 연행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송환법안 완전 철폐를 외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계속 있었고, 지난달 1일에는 홍콩 시민들 중 일부가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의회를 점거한 날은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년이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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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반대에 직면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9일 주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송환법안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요구하는 송환법안의 완전한 철회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반대 집회·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정부에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12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정부에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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