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피살 ‘인정’…“영사관서 몸싸움 중 사망”

사우디, 카슈끄지 피살 ‘인정’…“영사관서 몸싸움 중 사망”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20 10:43
수정 2018-1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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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초동수사 결과 발표…“내국인 18명 체포해 수사 중”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 사우디 정부 당국이 카슈끄지가 살해된 사실을 20일(현지시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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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카슈끄지. AP 연합뉴스
자말 카슈끄지.
AP 연합뉴스
카슈끄지의 실종과 피살 의혹에 대해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하던 사우디 정부가 사건 발생 18일 만에 그의 피살을 인정한 것이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으며,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자국인 1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CNN 방송이 사우디 국영 SPA 통신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찰은 초기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총영사관 안에서 카슈끄지가 만난 용의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주먹다짐으로 이어졌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용의자들의 신원이나 문제의 대화 내용,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 등은 공개하지 않아 의문을 키우고 있다.

체포된 18명 가운데 15명은 파견된 인물이고 2명은 총영사관 직원, 1명은 운전기사라고 뉴욕타임스가 사우디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 카흐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 아시리 장군을 비롯한 고위 관료 5명을 경질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국내외 매체에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해왔던 카슈끄지는 결혼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지난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됐다.

이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한 암살설이 제기되면서 서방 등 각국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카슈끄지가 끔찍하게 살해됐으며, 사우디 정부 고위 인사와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 등이 암살팀에 포함됐다는 터키 경찰의 조사 내용을 외신 등이 잇따라 인용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터키 경찰이 카슈끄지가 고문을 받고 잔혹하게 살해되는 상황이 녹음된 기록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발표는 카슈끄지 실종과는 전혀 무관하다던 사우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파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암살 배후설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해왔다.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주장해온 미국 공화당의 강경파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발표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표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검찰의 발표가 나오자 “좋은 첫 조치, 큰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애리조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슈끄지에게 벌어진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의 죽음에 대한 사우디의 설명은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발표 몇 시간 전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처음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결론을 내기엔 너무 이르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어떤 결정이든 의회를 참여시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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