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국명에 ‘北’자 붙이려 했지만... 국민투표 부결

마케도니아, 국명에 ‘北’자 붙이려 했지만... 국민투표 부결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10-01 17:19
수정 2018-10-0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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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협조 얻으려 개헌 추진...EU 및 나토 가입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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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명 변경을 반대하는 마케도니아 국민들이 30일(현지시간) 수도 스코페에서 마케도니아 국기를 들고 국민 투표 보이콧을 독려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스코페 로이터 연합뉴스
국명 변경을 반대하는 마케도니아 국민들이 30일(현지시간) 수도 스코페에서 마케도니아 국기를 들고 국민 투표 보이콧을 독려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스코페 로이터 연합뉴스
마케도니아 정부가 30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압박에 따라 나라 이름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율 미달로 헌법 개정 작업이 불투명해졌다. 그리스와의 갈등을 끝내고 유럽연합(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던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의 계획도 민족 자존심이란 벽에 부딪혀 차질을 빚게 됐다.

마케도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국명 변경을 위한 국민 투표가 국민투표 성립 요건인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총 유권자 180만명 중 3분의 1만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36%에 그쳤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은 없어도 의회에서 국명 변경을 위한 개헌안을 통과시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투표를 한 유권자 중에서는 91.3%가 국명 변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을 경우 비준될 수 있지만 이번 투표 결과로 사실상 개헌안 비준의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에브 총리의 집권 사회민주당은 의회에서 과반 의석에 못미친다.

마케도니아는 1991년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뒤 ‘마케도니아 공화국’을 국명으로 삼았지만, 남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그리스는 이 국명을 두고 끊임없이 문제 삼았다. 그리스 북부에도 ‘마케도니아’란 이름의 주가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고대 마케도니아 태생의 ‘정복왕’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36~323년 재위)을 자신들의 선조로 여기고 있다는 점도 갈등을 빚는 요인이 됐다. 알렉산더 대왕이 통치한 지역은 현재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지역을 아우르지만 두 정부는 각각 자신들의 선조로 내세우며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았다. 그리스 정부는 현재 마케도니아 국민이 그리스 혈통이 아닌 남슬라브인이라고 정통성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EU와 나토에 가입하려는 마케도니아에 반대하며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자에브 총리가 취임하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EU와 나토에 가입해야만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여긴 그는 그리스와의 협상 끝에 지난 6월 국명을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가 EU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마케도니아 국민은 ‘그리스에 항복했다’며 격렬히 반대했고 국민투표 보이콧 운동까지 일었다. 민족주의 성향의 야당이 국민투표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이번 투표 결과로 자에브 총리는 국정운영 동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국명 변경 개헌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개헌이 어려워질 경우 자에브 총리가 조기 총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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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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